젊은목사의편지

20-04-16 21:46

코로나19 사랑 이야기

한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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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achment
첨부파일 DATE : 2020-04-16 21:46:04

코로나19가 대한민국을 타격하고 나서 우리나라 국민들은 사람을 만나는 것을 꺼리고 여러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 가서는 안된다는 경고를 듣는다. 코로라의 전염성은 너무나도 무서운 것이어서 함께 모이는 사람들이 있는 곳은 모두 폐쇄되거나 휴교 또는 휴원 조치가 내려졌다.

장애인 복지지설을 이용하는 장애인들 역시 코로나의 감염에 무방비로 노출될 수 있다는 염려가 있어서 관계 당국들의 권유에 따라서 코라나가 진정될 때까지 임시 휴원을 해야했다. 코로나는 한 두주면 괜찮아 질거야라는 생각으로 휴원에 들어갔는데 시간이 지나도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사실 처음에 장애식구들로부터 잠간 떨어졌을 때에는 평소 장애가족을 돌보면서 가졌던 매일 매일의 긴장감에서 벗어날 수 있어서 조금 편한 마음이 생겨있었다. 그런데 우리 가족들과 떨어지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깨닫게 되는 사실이 있었다. 그것은 그렇게 속을 썩이던 가족들의 얼굴이 눈에 선하게 다가오는 것이었다.

나는 이 번 헤어짐을 통해서 놀라운 사실들을 발견했다. 참 신기하게도 그렇게 장난기 심하던 친구, 매일 같이 전화로 못살게 굴던 친구, 보기만 하면 삐친 척 하던 친구, 왕무시 하던 친구, 만나기만 하면 하이 파이브하던 친구, 언제 무슨 일을 벌일지 모르는 친구, 욕쟁이 친구들이 그렇게 보고 싶은 것이었다. 그렇게도 귀찮기만 하던 친구들이 보이지 않으니까 보고 싶을까 하고 생각을 해보았다. 문득 그렇게 그들이 보고 싶은 이유를 생각해보면서 숨겨진 내 마음을 나에게 들켰구나 했다.

함께 하는 일상에서 때로는 그 시간이 나를 귀찮게 하는 것 같이 느끼고, 여기서 좀 벗어나 보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막상 떨어져 있게 되면 그렇게도 보고 싶어서 안달이 나는 관계는 가족관계 아니면 연인관계 밖에 없다. 나는 어느새 지난 세월동안 우리 밀알의 식구들과 가족 같은 연인이 되 있다는 사실을 비로소 발견했다.

보고 싶다. 혼자 살고 있는 장애 가족, 가정에서 갇혀서 아무 곳도 나가지 못하는 형제, 부모조차 통제가 안되서 너무나도 워험할 것 같은 친구, 그리고 이 코로나 상황에서 마스크도 제대로 구입하지 못해서 외출도 제대로 못하는 장애 가족들이 걱정이 됐다. 그래서 보고 싶은 장애 가족들 여기로 올 수는 없으니 우리가 찾아가 보자라고 결정을 내렸다. 그리고 밀알의 모든 동역자들과 함께 찾아가 보기로 결심을 했다.

코로나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할만한 가정을 위해서는 마스크와 생활용품이 들어있는 코로나 키트 박스를 챙기고, 오랜만에 보고 싶은 장애인에게는 선물상자를 챙기고, 장애아동들을 위해서는 가정에서 체험할 수 있는 상추와 쑥갓모종도 챙겨 가지고 모든 직원들이 가정 가정을 방문해서 선물을 전했다.

오랜만에 보는 얼굴들에 화색이 돌았다. 얼마나 반가워하던지, 집안에만 갇혀있었던 장애가족들의 얼굴이 이내 환해진다. 빨리 오고 싶다고, 코로나가 빨리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간절한 눈빛으로 하는 이야기들이 찾아나선 우리 모두를 행복하게 했다. 어떤 엄마와 아빠들은 찾아와주신 선생님들에게 감동하면서 장애아동과 함께 숙제를 해서 그 사진을 선생님에게 보내주면서 기뻐한다.

처음에는 코로나라는 어색한 손님 때문에 어떻게 해야할지, 무엇을 해야할지 몰라서 당황했지만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서로에 대한 사랑과 그리움은 더 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에 희망 섞인 미소를 머금게 된다. 코로나로 힘들고 어려운 시기를 보내는 모든 분들에게도 이 어려움이 기회가 되어서 사람하는 사람들에 대한 그리움을 들켰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 들킨 마음을 가지고 누구에게나 사랑을 표현하는 축복된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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