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목사의편지

17-06-23 00:12

가녀린 손이 강하다.

한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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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achment
첨부파일 DATE : 2017-06-23 00:12:50

가녀린 손이 강하다.

 

몇 일 전에 장애아동토요학교를 맞아서 섬기고 있는 사역자에게서 연락이 왔다. 내용인 즉은 봉사하는 여학교의 학생들이 밀알의 장애아동들을 위한 토요학교의 운영을 돕기 위해서 작은 장터를 운영했는데 여기에서 생긴 수익금 전핵을 전달해주고 싶다는 것이었다. 이렇게 어린 친구들이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나는 이 친구들이 엄청난 행사를 기획해서 대단한 장사를 해서 무엇인가를 만들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이 친구들 뒤에는 선생님들의 지도와 뒷받침이 중심을 차지할 것이기에, 학생들은 그저 조금은 수동적으로 무엇인가 가치 있는 것에 동참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학교에 방문해서 지도하시는 선생님을 통해서 들은 말은 전혀 딴 판이었다. 오히려 선생님들은 보조적으로 도왔을 뿐이고 여고의 학생들 중 각 반의 반장들이 중심이 되어서 스스로 나서서 이 가치 있는 일을 해 냈다는 것이었다. 학교 차원에서 이 행사를 위해서 수업 시간을 한 시간 빼주면 좋았을 텐데 학사 일정 상 그럴 수 없어서 전교생들이 점심시간 한 시간을 이용해서 번개같이 밥을 먹고 번개타임으로 자신들이 쓰지 않는 물건들을 팔아서 수익을 내었다고 한다. 그리고 이렇게 게릴라식으로 모은 녹색장터의 수익금 모두를 자기들의 또 다른 친구들을 위해 써달라고 한다. 이 친구들의 또 다른 친구들의 이름은 우리가 부르는 다른 이름들과 같이 흔한 이름들이다. 단지 한 가지 다른 부분이 있다면 지적장애나 자폐성장애를 가지고 있다는 것만 다를 뿐이다.

 

몇 년 전에 이 학교의 선생님과의 인연이 장애인들을 위해서 섬기는 봉사 동아리인 에이블 동아리를 세울 수 있는 기회가 되었고, 이 친구들은 장애아동들과 오랜 시간을 보내며 봉사를 하게 되었다. 참 재미있는 것은 이 친구들의 순수하고 긴 봉사가 학교의 다른 친구들에게 알려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제는 단순히 한 봉사동아리의 학생들이 아닌 전교생이 마음을 함께하는 데에까지 이르렀다는 것이다.

 

이번에 한광여고의 전교생 친구들이 이날 모은 돈의 총액은 180여만원이다. 적은 돈이 아니다. 늘 느끼는 사실이지만 참 신기한 일들은 누군가 큰 자산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봉사하고 돕는 것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누구든지 능력이 있어서 하는 것이 아니라 연약해 보이고 가진 것 없어도 마음이 따듯하고 순수하면 도울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이다.

 

장애아동 15명을 섬기는 장애아동 토요 숲 학교는 국가도 기업도 아닌 가냐린 여고 학생들이 십시일반으로 모은 돈으로 전체가 운영된다. 지난 2년 전 더 이상의 스폰서를 찾지 못해서 이 귀중한 프로그램을 포기하려는 그 순간에 이 소식을 들은 고등학생 봉사자들이 자신들의 귀중한 봉사처를 빼앗길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 때까지만 해도 조금은 수동적이었던 친구들이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서 적극적으로 이 문제를 자신이 다니는 학교의 전교생에게 이 사실을 알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서 그 가냐린 손들이 모은 후원금으로 이 섬김의 장이 살아났다. 이 친구들은 자기 반 학생들에게 장애아동들과 함께하는 귀한 봉사가 얼마나 값진 것인지 설명하고, 포스터를 만들어 붙이면서 매월 모금을 하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15명의 장애아동들에게 다시 희망을 선물해주었다.

 

가장 큰 하나님의 은혜가 있는데 지금은 이제는 장애아동 토요학교의 운영자가 바로 한광여자고둥학교의 전교생들이라는 것이다. 이제 평안밀알은 장애인들을 섬기는 장에서 중심이 아니라 통로가 되었다. 이 아이들의 섬김을 보면서 우리가 가는 길은 중심이 아닌 통로가 되는 것이구나 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누구든지 이 기쁜 소망을 선사하는 일들에 중심이 되게 하는 일에 사용되는 것만으로도 나는 감사할 수 있다는 것을 더 깊이 알아간다.

 

나는 오늘 이 맹랑한 친구들이 어쩌면 영원히 없어질 수도 있었던 장애아동을 섬기는 섬김의 장에 운영비도 대고, 봉사도 맹랑하게 열심인 친구들과 악수를 나누고 사진을 함께 찍었다. 아이들에게서 위로와 격려를 힘입는다. 이 친구들.... 하나님이 내게 보내주신 위로의 천사가 분명하다. 사랑하는 친구들 덕분에 세상이 참 밝아짐을 느낀다. 가녀린 손이 참 강하다. 고맙다 친구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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