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목사의편지

17-03-21 23:37

자녀의 기쁨 만큼 아픔을 경험하는 어머니들을 위하여

한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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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의 천국 만큼 지옥을 경험하는 어머니들을 위하여 

 

이제는 다 알고 있는 이야기가 되었지만 우리나라에서 장애를 가진 어머니들의 소원은 장애를 가진 아이보다 하루 늦게 세상을 뜨는 것이다. 우리 어머니들의 마음은 평생 자녀의 장애를 몸으로 앉고 살아가는 소원을 가지게 한다.

그런데 이런 부모나 보호자들의 사랑 때문에 장애인들-특별히 중증 자폐성 장애를 가진 친구들은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안전하고 행복한 삶을 누리면서 살아가게 된다. 내가 이렇게 그들의 삶을 묘사하는 것은 그들이 정말로 천국에서 살아가기 때문이 아니라 많은 경우 장애를 가진 아동이나 성인들은 적어도 가정에서 부모에게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반드시 얻어내어 누리기 때문에 그렇게 이야기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자녀들을 둔 부모들은 이 친구들의 아동기부터 청소년기 그리고 성인에 이르기까지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을 겪게 된다. 비교하자면 부모에게는 감내할 수 밖에 없는 지옥, 자녀에게는 부모의 행복을 잃어버리는 만큼은 천국이라는 말이 가능해 질 것이다.

자기를 제어하지 못하는 중증 자폐성 장애인의 특성상 그들이 원하는 것이나 그들의 생각에 들어맞지 않은 어떤 일들이 생길 때나 그들의 욕구들이 충족되지 않을 때, 또는 어떤 특별한 상황이 되면 일반적으로 상상하기 힘든 저항이나 공격적인 행동이 발생할 수 있다. 다행히도 아동의 나이가 어린 경우에는 부모의 힘으로 제압이 가능한 시기가 있는데, 아동의 나이가 들어가면서 자신이 부모 또는 할아버지나 할머니보다 힘이 강하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부터는 장애를 가진 친구가 부모나 보호자를 제압하는 사태가 잃어난다.

예를 들어서 자신이 먹고 싶은 것이 있는데 그것을 계속해서 먹지 못하게 하면, 또는 어떤 위험한 행동을 계속하려고 하는데 이런 것들을 하지 못하게 한다거나 하거면 이 장애를 가진 친구는 이제부터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을 때까지 자신의 왈력을 보호자나 가족에게 사용한다. 그래서 많은 어머니들은 자녀에게 물리는 것은 물로 폭력에 시달리기도 한다. 심지어 부모대신 자녀를 돌보는 할아버지 할머니의 경우 이런 공격적인 행동으로 인해서 피를 흘리는 사고를 당하기도 다반사라는 이야기를 듣곤 한다. 이 시기부터는 부모가 아이의 상태를 보거나 눈치를 보는 생활을 시작하게 된다는 것이다.

더 심각한 사실은 이러한 장애를 가진 친구들의 특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우리나라의 상황에서는 이들을 돌 볼 수 있는 복지시설이 전무하다는 것이다. 어떤 부모는 자신의 자녀가 심각한 자폐이기 때문에 그 아이의 동생들을 그 공격적인 행동에서 보호하고 싶어서 어렵게 장애인생활시설이 입소시키기로 결정해서 입소를 시켰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서 그가 생활하는 시설에서 연락이 왔다고 한다. 그의 장애를 감당하며 돌보선 교사가 퇴사를 했는데, 더 이상 이 친구를 돌 볼 수 있는 선생님들이 없으니 만약 아이를 데려가지 않으면 법적인 절차에 따라서 아이를 00병원으로 보낼 것이라는 내용이었다고 한다.

그나마 그곳에서 보낸 1년이란 시간을 감사해하며 어쩔 수 없어서 다시 아이를 집으로 데려왔다. 그리고 그들의 위험한 동거가 시작되었다. 부모는 강한 마음을 먹고 아무도 돌 볼 수 없는 아이를 책임지겠다고 결심했고 했다. 내가 볼 때에는 다른 동생들과 부모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서 반드시 아이를 시설에 보내야하는 것이 맞다. 그런데 보낼 수 없다. 우리나라에는 이 아이를 받아 줄 수 있는 시설이 없으니까..

얼마 후 이 장애를 가진 친구의 동생을 만났다. 그런데 이 친구가 얼마 안 있으면 중학교게 가게 되는데 어머니가 자기에게 이렇게 이야기 했다고 나한테 말한다. ‘엄마가 나한테요. 기숙사가 있는 중학교에 가라고 하네요. 그러려면 공부를 잘해야 해요.’ 이렇게 해서라도 동생을 보호하고 싶은 생각이 간절한 엄마의 이야기를 듣고 나는 가슴이 찢어졌다. 그리고 나에게 또 다른 소명이 생겼다. 그 소명은 이런 중증 자폐성 장애를 가진 시설을 마련해야겠다는 것이었다. 그들이 생활할 수 있는 시설도, 그리고 눈치보지 않고 일할 수 있는 시설도 세워야겠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현실은 어떨까? 사실 나도 이제는 좀 안주하고 싶은 생각이 턱 밑까지 올라왔다 가라앉기를 반복한다. 밀알의 집에 사는 친구들이 노후에 들어가 살 수 있는 집도 필요하고, 저 해외에 더 힘든 장애인들을 품고 가야하고, 지금 하고 있는 것들도 잘 감당해야하고..... 도대체 왜 그렇게 할 일들이 많은 지라고 스스로에게 말한다.

아는 오늘 이렇게 자녀들 사이에서 고생하고 공격받고, 자신의 삶을 희생하고 있는 부모님들에게 한 마디 위로의 말을 해주고 싶다.

그래도 나 한 사람은 그 아픔을 위해서 기도하고 있노라고.....’ 그리고 하나님은 그 기도를 반드시 들어주실 것이라고....’ 

 

평안밀알선교단/복지재단 한덕진목사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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