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목사의편지

16-11-22 11:01

가슴으로만 품고 있어서 죄송합니다.

한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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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achment
첨부파일 DATE : 2016-11-22 11:01:50

얼마 전 어떤 한 목사님의 소개로 효심이 지극하고, 가족을 위해서 자신을 희생하는 한 집사님을 만났다. 젊은 시절부터 미국에 와서 생활을 하던 차에 한국에 있는 어머니를 살필 여력이 없었는데 이제 연세가 드시고 몸이 불편해지면서 돌볼 가족들이 없어지자 어머니를 미국으로 모시기로 결심을 하고 어머니를 이곳으로 초청해서 부양을 하고 있었다.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 때문에 보너스로 지적 장애를 가진 누님까지 함께 데리고 들어왔다.

그런데 그 후로 그는 미국이란 곳이 모든 장애인과 어르신들의 천국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 이곳에서 혜택을 받으려면 적어도 미국에서 살 수 있는 영주권 이상의 신분이 되어야 하는데 어머니니는 나라에서 받아줄 수 있지만 성인이 된 누나는 이곳에서 아무런 혜택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더군다나 한국에서 이 장애인 누나를 돌보던 큰 누나는 병을 얻었고 지난 20년 넘는 시간동안 장애 동생을 돌보느라고 지쳐서 이제는 가족들과 연락도 끊어져버렸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듣게 되엇다. 한국에 홀로 남게 될 누나를 생각하니 너무 마음이 아파서 자신의 아내와 아이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어머니와 누나를 이곳으로 모셔왔는데....

 

시간이 지나가면서 병든 시어미니와 시누이를 부양하는 것을 힘들어하는 아내의 모습을 보게 되었고, 누나가 이곳에 계속 머물면 결국 불법체류자가 되어서 평생 도움을 받을 수 없을 뿐더러 서로 볼 수도 없는 상황이 될 상황이 되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남편은 아내가 이 어려움을 견디기가 힘들어져서 어머니와 누나와 아내 중에서 선택을 해야하는 시기가 올 수도 있다는 생각에 너무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그래서 누나를 받아줄 한국의 복지시설을 찾아서 밤새 전화를 하고 전화를 해 봤지만 미국에서 하는 전화를 받고 선뜻 받아주겠다는 곳은 한 군데도 없었다고 한다. 돈을 미리 낼 수 도 있고 요구하는 것을 다 들어줄테니 좀 받아달라고 사정을 해도 소용이 없었다. 나를 찾아와서 누나를 받아 줄 한국 기관을 찾아봐 달라고 부탁을 한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누나는 한국의 장애인복지시설에 들어가 생활하는 것도 쉽지 않은 조건을 갖추고 있었다.

 

장애인 시설들에는 대기자가 많이 있어서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고 누나는 기초생활수급자도 아닌 애매한 자리에 있어서 국가에서 지원하는 제대로 된 시설에 들어가는 것은 불가능했다. 한국의 장애인복지가 그렇게 좋아졌다는데 갈 곳이 없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하는지....

 

한국의 누가 맞아 준다고 해도 책임질 가족이 한국에 하나도 없으니 미국에 있는 가족의 연락이 갑자기 끊어지는 것을 두려워하는 시설의 운영자들은 이런 케이스는 받아주지 않으려고 할 것이 분명하다. 그러니 시설의 책임자들은 이런 분들의 입소를 거절하기 일쑤이다.

 

일 때문에 사흘 동안 출장을 다녀오니 아내가 남편에게 여보 나 잠간 친정에 가 있을께요. 잠간만... ’ 그리고는 중학생도 안 된 어린 아이들 셋을 데리고 잠시 친정에 가 있다고 한다.

나는 그 자리에서 그의 가정을 위해서 기도했다.

내 앞에서 그는 눈물을 흘리고 있고, 나는 가슴으로 운다. 주님의 마음이 얼마나 아프실까?

내년 3월 그의 누나가 갈 곳이 마련되길 기도한다.

 

내가 기뻐하는 금식은 흉악의 결박을 풀어 주며 멍에의 줄을 끌러 주며 압제 당하는 자를 자유하게 하며 모든 멍에를 꺾는 것이 아니겠느냐 또 주린 자에게 네 양식을 나누어 주며 유리하는 빈민을 집에 들이며 헐벗은 자를 보면 입히며 또 네 골육을 피하여 스스로 숨지 아니하는 것이 아니겠느냐(이사야58: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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