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목사의편지

16-10-24 09:25

고슴도치의 가시도 누그러지게 하는 사랑을 하고 싶다.

한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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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achment
첨부파일 DATE : 2016-10-24 09:25:45

고슴도치의 가시도 누그러지게 하는 사랑을 하고 싶다.

 

얼마 전 고슴도치에 관한 어떤 철학자가 논증한 이야기에 대해서 읽을 수 있는 시간이 있었다. 고슴도치는 자신에게 가까이 오는 대상을 향해서 자신의 날카로운 털을 세워서 자신을 보호하는 습성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그는 상대방과 가까이 하고 싶지만 결코 가까이 할 수 없다. 만약 누군가와 가까지 한다면 그 대상에게 상처를 줄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그는 누군가를 가까이 하려면 그에게 상처를 주든지, 아니면 일정한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 가까이 하고 싶으나 가까지 다가오면 누구에겐가 상처를 주는 동물, 그래서 고슴도치는 두 가지 사실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그것은 누군가와 가까지 있으면서 상처를 주는 위험을 선택할 것인가 아니면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일정한 소외감을 느끼면서 지낼 것인가이다.

 

이 글을 읽으면서 고슴도치의 이야기가 사람에 관한 이야기와 비슷한 부분이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사람들은 누군가와 가깝고 친밀한 관계를 가지고 싶어 해서 서로를 향해서 다가 가보곤 한다. 그런데 좀 가깝게 지내다 보면 보다 먼 거리에서 만나던 좋은 모습은 사라지고 어느새 작은 상처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이러한 상처는 대개 숨겨져 있어서 잘 드러나지 않는다. 하지만 이 상처는 자신도 모르는 새에 가시가 되어서 상대방을 찌르게 된다. 몇 번의 찔림을 당한 상대방은 상처받는 것을 두려워하게 되고 결국 친구에게 가까이 다가가는 것에 꺼리게 된다.

 

어떤 경우에는 어느 한 사람이 더 많은 가시를 가지고 있기도 하지만 대 부분의 사람들은 비슷한 부분의 상처들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다. 그런데 그 상처 또는 가시가 되는 부분이 사람마다 다르고 독특한 모습으로 나타난다. 그래서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을 만날 때에는 자신에게 상처를 주지 않는 사람들을 만나려고 노력하지만 좀 더 가까운 사이가 되면 분명 나를 아프게 하는 가시를 나의 친구가 가지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물론 좀 더 성숙한 사람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가시가 친구의 것보다 더 심각한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처럼 고슴도치와 같이 그렇게 서로 상처를 주면서 살아가는 삶을 사는 사람들의 모습이 바로 나의 모습이기도 하다. 내가 가지고 있는 알 수 없는 상처는 무의식이 되어서 누구에겐가 상처를 그대로 남긴다. 참 놀라운 것은 어느 순간 나의 가시가 무엇인지 알게 되어도 그 가시가 쉽게 꺽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나는 그렇게 살고 싶지 않은데 그렇게 살 수 밖에 없는 사람의 모습을 생각해 보면 참 연민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나는 이 철학자가 한 고슴도치에 대한 이야기에 공감을 한 참 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 책의 작가는 이 철학자가 가지고 있는 전제는 끔찍한 것이기에 바로 잡아야 한다는 논지의 글을 써내려 갔다. 그는 이 책을 통해서 고슴도치가 자신의 날까로운 털로 자신을 보호하는 존재가 분명하지만 사실 고슴도치는 자신의 날까로운 털을 무의식적으로 펼치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고슴도치는 가까운 사이에서 결코 자신의 털을 펼치지 않으며 다른 가까운 친국들과 얼마든지 가까이 지낼 수 있다는 것이었다.

 

한 사람의 철학자의 잘못된 전제-즉 무지막지하게 날카로운 털끝으로 다른 친구들을 해한다는 것 때문에 그 동안 고슴도치는 얼마나 억울했을까? 사실 사람들에게 억울한 고슴도치와 다른 상처 줌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은 많은 심리학적인 이해를 통해서 밝혀져 왔다. 그런데 이러한 사실들은 더 중요한 한 가지 사실을 망각하게 할 수 도 있다는 사실에 나는 놀랐다. 그것은 사람들이 스스로 가시를 세우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에 관한 것이었다. 사람은 상처가 있더라고 가시를 세우는 것이 바르지 않다는 것을 아는 순간 그것을 세우지 않는 존재라는 것이다. 그리고 한 가지가 더 있었다. 그것은 사람이 어떤 사람을 만나면 자신의 가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결코 그 가시를 세울 수 없는 존재나 사람도 있다는 것이다.

 

신앙을 가진 사람에게 있어서 나의 가시를 결코 일으켜 세우지 못하는 분이 계시다. 그 분은 예수 그리스도이시다. 왜냐하면 하나님의 절대적인 사랑 앞에서는 내가 가진 가시가 곤두서게 될만한 이유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나 역시 그분에게 기대어 살고 있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가시를 가지지 않고 사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 가시는 일정한 때가 되면 그 가시를 세워서 서로에게 원치 않는 상처를 주곤 한다.

 

문득 가을의 어느 날 해지는 베란다에 앉아서 깊은 생각에 잠기는 것은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주변에 가시를 세우게 하는 일들은 참 많은 것 같은데 내가 세웠던 가시를 가라앉게 하는 일들은 참 없다는 것이다. 겨울을 맞이하기 전에 가을 밤에 생각에 잠긴다. 아직은 아니다 많이 부족하다. 하지만 미래의 어느 날 가시를 세운 누군가 나를 만나면 그 가시를 다시 치켜 올리지 않고 또 그 가시가 누그러드는 놀라운 일들을 생겨나면 참 좋겠다. 나의 인생을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보다 깊이 써 내려가야겠다. 그런 사랑을 가진 사람이 되고 싶어라.

 

무엇보다도 뜨겁게 서로 사랑할지니 사랑은 허다한 죄를 덮느니라 서로 대접하기를 원망 없이 하고 각각 은사를 받은 대로 하나님의 여러 가지 은혜를 맡은 선한 청지기 같이 서로 봉사하라”(베드로전서 4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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