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목사의편지

16-01-19 15:17

나는 나눌 수 있어서 기쁜 사람.

한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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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 전에 아내와 부부싸움을 한 적이 있었다. 내 기억으로는 이 때 나와 아내의 감정이 상해서 한 집에서 애써서 서로를 모른 체하고 말도 하지 않고 토라져서 지냈었던 기억이 난다. 남편은 아내에게 반항하고 아내는 남편이 그러거나 말거나 자기 할 일만 했었던 것 같다.

이렇게 몇 일이 흘러가 버렸는데 나는 아내와 화해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지만 잘 되질 않았다. 그 이유는 우리 서로가 자신이 잘못한 것이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 때 나는 부담스럽게 얼굴을 마주하고 싶은 마음이 없어서 말없이 거실에서 텔레비전을 시청하고 있었다. 이런 상황이 불편한 아내는 자신이 할 일만 조용히 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아내가 나를 향해서 다가오더니 운동화를 잡은 손을 내미는 것이었다.

갑자기 내미는 것이라 상황이 정리하고 자세히 아내의 손가락을 보니 순간 접착제 때문에 붙어있었다. 아내가 아들의 신발 밑창을 접차제로 붙이다가 실수로 자기 손가락이 붙여버린 것이었다. 손가락이 붙어버렸고 자기 혼자는 도저히 해결할 수 없는 상황이 돼버리니 너무나도 겁이 나서 남편에게 달려온 것이었다.

아내와 냉전 중이었지만 아내가 그렇게 손을 내밀자 말없이 황급히 아내의 붙은 손가락을 땔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다. 그날 내 덕분에 아내의 두 손가락이 떨어진 채 지내고 있다. 이렇게 급박한 상황이 되니 냉전도 뭐고 다 소용이 없는 것이었다. 남편의 도움이 필요했던 것이었다. 덕분에 그날 전쟁은 종료가 됐고 우리 두 사람은 크게 한 번 웃었다. 감사하게도 하나님이 주신 기회를 나는 잘 활용했다.

나는 이 일을 겪으면서 내가 아내보다 이런 일들을 잘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있음에 감사했다. 아내는 위기의 순간에 내가 필요했고 나는 아내를 위해서 봉사할 수 있었다. 꼭 그런 것은 아니지만 아내가 나를 필요로 하는 순간에 내가 아내에게 무엇인가를 해 줄 수 있다는 것을 기뻣다. 내가 누구에겐가 의미 있는 사람이 되고 또 그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면 그것보다 더 좋을 수 있을까?

나는 짧은 인생의 날 수를 살았다. 하지만 이 짧은 시간을 살아오면서 참 기쁘고 행복한 것이 있는데 그것은 내가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이고, 또 그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무엇인가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더 감사한 것이 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아내와 가족 외에도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내가 그들을 도울 수 있는 것이 있다는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이 세상의 모든 사람들을 사랑하시도록 누구에게나 격려하고 계신다. 감사한 것은 누구에게나 자신 말도 다른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능력을 주셨다는 것이다. 때론 건강으로, 때론 재능으로, 때론 물질과 지식 같은 것으로도 말이다.

2016년 한 해를 시작하면서 나의 능력을 나눔으로 누구에겐가 희망을 주는 그런 결심을 해보면 정말 멋진 한해가 될 것이다. 올 한해도 누구에겐가 소망을 심어줘서 스스로가 행복하고 즐거운 한해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여전히 젊은 한덕진목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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