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목사의편지

14-09-19 13:17

야곱에 대한 이야기

한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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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에 나와 있는 이스라엘을 대표하는 조상 중에 야곱이라는 사람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알고 있기로는 야곱은 자신의 욕심에 충실한 사람이었고,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사람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야곱의 이런 면을 볼 때 그는 결코 사람들에게 정당성을 인정받을 수 없는 인생을 살았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하나님이 주시는 큰 아들의 축복을 받기 위해서 눈이 어두워진 아버지 이삭을 속였으며, 당연히 형님인 에서가 받을 축복을 가로채는 얌체 같은 짓을 하였습니다. 자신의 욕심을 위해서 행동하는 야곱을 하나님께서 기뻐하시겠는가?라는 질문을 해 보면 결코 하나님께서 기뻐하지 않으실 것이라는 판단을 할 수 있습니다. 물론 하나님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봐도 당연히 이런 사람을 환영하지 않을 것이고, 마땅히 징계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비난을 받아도 마땅한 사람이 이스라엘 백성의 가장 위대한 조상 중에 한 사람이라는 것은 어떤 이유에서라도 받아들이기 힘든 것일 수 있습니다. 만약 내가 다니는 교회의 목사님이나 장로님 또는 권사님이나 집사님이 그런 분이라고 생각해보면 어떻겠습니까? 아마도 나는 당장 그 교회를 나와서 다른 교회로 옮겨버리고 말 것입니다.
그렇다면 성경은 왜 이렇게 말도 안되는 ‘야곱’이라는 부도적하고 욕심까지 많은 사람이  이스라엘의 조상이 되었다고 밝히고 있는지 물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야곱의 됨됨이를 몰라서 그를 인정하시고 이스라엘백성의 조상으로 삼으셨을까요? 아니면 그가 그런 사람인 것을 알고도 그에게 이런 축복을 주셨을까요? 그 답은 뒤쪽에 있습니다. 하나님은 그가 그런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인간적이고 육신적이며, 범죄에 노출되어 있는 사람을 정죄하지 않고 끝까지 보호해주시고 그를 사람으로 만들어 가십니다. 하나님은 그에게 벌을 주는 쪽을 선택하지 않으시고 그를 사람 만드는 쪽으로 인도해 나가십니다.
여기서 보다 중요한 것은 하나님은 그렇게 용서받을 수 없을만한 야곱이라는 사람을 끝까지 용납해주실 뿐만 아니라 그가 범죄하고 도망가고 있는 상황 속에서도 그를 만나 주시고 그에게 ‘하나님 자신’이 함께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신다는 것이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누군가는 이렇게 불의를 용납하시는 하나님이라면 나는 그 하나님을 신뢰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죄와 욕심과 자기 기만에 빠져서 살고 있는 처량한 사람의 모습 속에서 ‘나의 모습’을 발견하는 사람은 하나님이 얼마나 사랑이 많으신 분이라는 것을 단숨에 눈치 채게 될 것입니다. 결코 용서받을 수 없는 나를 위해서 십자가에서 죽으신 예수 그리스도는 죄인들을 심판할 능력이 없어서 그렇게 죽으신 것이 아니라 그 죄인들에게 필요한 것이 ‘사랑’이기에 그렇게 대신 죽으신 것입니다.
사람들의 관심은 죄를 정죄하는 것에 있지만 하나님의 관심은 죄를 용서하고 보듬어 주는데 있습니다. 오늘을 살아가면서 과연 누가 그렇게 하나님의 사랑처럼 용서하고 이해하고 살아갈 수 있을까? 질문하게 됩니다. 아마도 많은 사람들은 정의롭고 올바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라고 말하겠지만 나는 오히려 욕심 많고 죄를 경험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손가락질 당하는 야곱과 같았던 사람이 그렇게 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마치 이스라엘의 모든 사람들이 사람취급하지 않고 무시했었던 그 사마리아 사람처럼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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