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목사의편지

12-06-19 00:12

무엇을 남기고 싶은가?

한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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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한 친구와의 대화 중에 사람들이 자신의 미래에 대한 기대가 상당히 비이성적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많은 사람들은 매주 복권을 사는데 이 복권을 사면서 자신이 당첨될 것이라는 과대망상에 사로잡혀있다고 한다. 복권에 당첨될 확률은 한 사람이 매주 10만원씩 복권을 구입할 때 3,120년이 지나야 한 번 당첨될 수 있다. 그런데도 사람들을 복권을 사면서 자신의 아름다운 미래를 꿈꾸고 이 꿈과 위안을 위해서 매주 일정량의 금액을 희생시키곤 한다. 사람이 평생을 살면서 암에 걸린 확률은 36%정도가 된다. 우리가 알고 있는 사람 중 세 사람 중에 한 사람은 암에 걸린다는 것이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많은 사람들이 복권을 구입하기는 하지만 암을 위한 보험을 든다거나 이를 위한 방비책을 마련하지는 않고 있다는 것이다. 더 놀라운 사실은 모든 사람은 어느 때인지는 몰라도 반드시 죽음에도 불구하고 죽음을 위해서 준비하는 사람은 더욱더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이다.
‘당신이 내일 죽는다면 당신은 죽기 전에 남기고 싶은가?’라는 질문을 받는다면 당신은 무엇이라고 대답하겠는가? 나는 이런 질문을 받게 된다면 이 세상에 남길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 고민해 보았다. 그런데 별 볼일 없는 사람이라 이 세상에 남길 수 있는 것이 정말 별로 없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래도 한 가지 꼭 남겨야 하는 것이 있다면 무엇일까?
나는 늘 죽음을 준비하고 살고 있는가? 라고 내 스스로에게 묻는다면 나도 그렇게 성실하게 죽음을 준비하면서 살고 있지는 않은 듯하다. 나는 하루 하루를 마지막 처럼 살아야하는 그리스도인답지 않게 살아온 것 같다. 사실 매일 매일을 신중하게 살아왔다고 스스로에게 위로하기는 하지만 지금 까지는 나에게 중요한 것이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나 아이들이 아닌 무엇인가를 위하여 하는 일에 빠져 살아 온 듯하다. 그래서 그런지 지금 나는 내가 이 세상에 없을 때 나를 그리워하는 사람들 혹은 나를 좋은 사람으로 기억하는 많은 사람들을 남겨두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2년 전에 돌아가신 아버지의 장례를 치루면서 나는 생전에 아버지의 인간관게에 대한 조금은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아버지를 조문오시는 분들이 조문을 마치고 한결같이 하시는 말씀이 자신과 아버지는 아주 특별한 관계였고 둘도 없는 친구였다는 것이었다. 비록 시골에서 농사를 짖고 평생을 살아오셨지만 아버지께서 내게 남긴 마지막 모습은 너무나도 신선하면서도 존경스러운 사람의 모습이었다. 거기에다가 더해서 아버지는 나와는 인생에 대한 생각이 다르셨고 가치관이 다르셨다. 그래서 내가 가는 길에 대해서 반대하는 입장이셨지만 단 한 번도 내가 가는 길을 가로막지는 않으셨고 심지어 필요한 경우 자식을 위해서 여러 가지 모양으로 응원을 보내셨었다. 그리고는 마지막 가는 길에는 아들에게는 전혀 요구하지도 않았던 부모에 대한 절대 존경을 받으시고 주님의 품으로 가셨다. 아버지는 나에게는 따라갈 수 없는 인생의 큰 선생님이시다. 
나는 과연 내 인생을 마치는 날 나의 바람처럼 어떤 업적을 남기는 사람이나 무엇인가 위대한 이를 한 사람이라는 평가보다 참 좋은 남편이요. 아빠요. 그리고 좋은 친구이자 목회자였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을까? 잠시 스스로에게 물어보았다. 사실 하나님의 사랑을 가진 목회자가 이런 질문을 한다는 것이 좀 이상한 것이라고 생각되어질 수 있겠지만 사실 스스로에게 질문하면서 아직은 너무나도 부족한 내 자신의 모습이라는 것을 스스로 깨닫는다.
인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좋은 사람으로 남기위해서 나머지의 인생을 투자하는 아름다운 인생이 되기를 축복한다.

“한 번 죽는 것은 사람에게 정하신 것이요 그 후에는 심판이 있을 것입니다.”<히브리서>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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