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목사의편지

11-07-16 19:29

사랑을 빚진 사람이 하는 사랑

한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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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 달리시기 전 한 율법교사가 예수님께 다가와 예수님을 시험하여 물어보았다. ‘제가 어떻게 하면 영생을 얻을 수 있습니까?’
예수께서 이 율법사에게 다시 질문을 하신다. ‘당신이 아는 율법에는 어떻게 쓰여 있습니까? 당신 생각을 말해보십시오.’라고 말하자
그 율법교사는 예수님께 이렇게 대답한다. ‘성경을 요약하면 그 첫 번째는 마음을 다하고 성품을 다하고 목숨을 다해서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는 것입니다.’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이 율법교사에게 다시 말씀하시기를 ‘당신이 제대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 이제는 가서 그렇게 사십시오.’라고 말했다.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나는 사실 율법교사는 영생을 얻은 방법을 모른 것이 아니라 알면서도 그렇게 적극적으로 살지 않았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하나님의 뜻은 알지만 하나님의 뜻대로 살지 못하는 존재가 바로 이 율법교사와 같은 우리들의 모습이 아닌가 싶다.
사실 주님의 말씀을 잘 읽어보면서 생각해보면 사람은 하나님을 사랑할 이유를 찾거나 내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해야 하는 이유가 없이는 진짜 사랑을 할 수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단순히 하나님께서 나를 만들었다는 이유로 진심으로 순종하고 사랑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을 것처럼 느껴진다. 왜냐하면 창조주에 대한 사랑은 사실 진정한 의미에서의 사랑이라기보다는 피조물로서 의무감으로서의 사랑에 가깝기 때문이다. 그래서 하나님이 원하시는 사랑은 율법사가 알고 있는 그런 사랑과는 거리가 먼 것이 아닌가싶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요구하는 사랑은 의무감에서 시작하는 창조주에 대한 사랑이 아니라 진심에서 기원하는 하나님 아버지에 대한 깊은 사랑인 것이다. 마치 나를 낳아준 부모에 대한 사랑이 중요하지만 낳아 줬다는 이유만으로 부모를 사랑하는 것이 참 사랑이 아니라 나를 위해 자신의 삶을 희생한 그 사랑을 알게 되는 순간 진심으로 사랑하고 존경하게 되는 것이 성숙한 사랑인 것처럼 말이다.
성경에서 ‘창조주이신 하나님’만큼 중요한 단어는 ‘아버지이신 하나님’이신 것 같다. 왜냐하면 우리의 아버지로서 ‘유일한 아들’을 십자가에 내어주시기까지 우리를 사랑해주신 사실 때문에 우리는 영원한 죽음의 덧에서 벗어나 새로운 생명의 가능성과 소망을 발견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 말은 우리는 하나님께 목숨을 빚진 자가 되었다는 말이다. 여기서 더 중요한 것은 하나님은 우리에게 아들을 주는 조건을 달지 않고 무조건 주셨다는 것이다. 진짜 아버지 하나님을 사랑하게 되는 이유는 바로 ‘진정으로 은혜를 입은 빚진 자의 심정’이 우리에게 생겨나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하나님의 사랑을 경험한 사람은 결코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을 의무적으로 할 수 없다. 그 분을 진심으로 사랑하게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래서 이렇게 아버지를 사랑하는 사람은 아버지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가 이 땅에 있을 때 사랑했던 사람들을 보면 그 분 생각이 나서 그 사람들을 사랑하고 섬기지 않을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마치 진심을 다 했던 아주 친한 친구가 먼서 세상을 떠났을 때, 그 친구의 자녀들을 보면 자신의 아들처럼 느껴져 모든 것을 다해주고 싶은 마음과도 같다.
이렇게 하나님은 우리를 먼저 사랑하셨고 우리는 그 사랑을 너무나도 깊이 받았기에 아버지 하나님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그 분이 가장 사랑했던 사람들-바로 나의 이웃이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들을 사랑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올해는 장애인 주일이 고난주간과 부활주일과 겹치게 되었다. 나에게는 이런 것들이 무척이나 의미가 있게 다가온다. 주님이 가장 사랑한 사람, 그건 바로 나다. 그리고 그분은 십자가를 지셔서 나를 위해 죽으시고 또 나에게 영원한 소망을 주시기 위해서 살아나셨으나 나와 함께 계시지 않으시고 이 땅을 떠나셨다. 그래서 사랑하는 그분이 무척이나 보고 싶다. 정말 보고 싶다. 그런데 볼 수 없다. 그래서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그런데 거기 주님이 사랑했었던 사람들이 있었다. 바로 그 사람들이 내 이웃이다. 그래서 주님을 사랑하는 나는 그 사람들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들 중에는 내가 사랑하는 장애인들이 가장 중요한 사람이었다. 주님 계시지 않지만 다시 볼 날을 기대하면서 나는 여전히 그들을 사랑하리라 결심해본다.

“사랑하는 자들아 하나님이 이같이 우리를 사랑하셨은즉 우리도 서로 사랑하는 것이 마땅하도다.”[요한일서4장11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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