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목사의편지

08-04-17 23:11

하나님이 주신 소중한 추억들

한덕진목사
댓글 0
밀알의 집 2층에 살고 있는 우리 가족을 소개하겠습니다. 한덕진목사와 아내 김혜선 그리고 아들 성원(9세), 딸 예원(8세), 지원(6세) 다섯 식구가 살고 있습니다. 처음 밀알의 집을 개원할 때는 나 혼자 밀알의집 식구들과 함께 생활을 했었는데 지금은 새로 지은 건물 2층에서 온 가족이 이사와 식구들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
처음 밀알의 집으로 들어가 살자고 할 때 우리 아내는 많은 걱정을 했습니다. 살림하는 사람이 사역하는 현장에서 식구들과 함께 있으면 아내이자 여자로서 누리고 싶은 가정생활의 비밀들이 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노출되는 것이 부담스러워서였습니다. 잘은 모르겠지만 우리 아내에게는 장애인들과 함께하는 것에 대한 부담이라기보다는 자기도 얼마간의 자유를 누리고 싶은데 그런 자유마저 잃어버릴 수 있다는 생각에 좀 마음이 그랬던 모양입니다. 하지만 벌써 밀알의 집에 이사 들어 온 지도 벌써 1년 넘는 시간이 지났습니다. 비록 층수는 다르지만 장애식구들과 함께 한다는 것은 참 재미있기도 하고 긴장감이 넘치기도 합니다.
오늘 이 글을 쓰면서 나는 과거의 기억 속으로 빠져 들어 갑니다. 밀알의 집에서 가장 긴장이 되는 때는, 입소해서 생활하기 위해 훈련받던 친구들이 어느 날 밤늦게 갑자기 사라져 버렸을 때입니다. 주변을 아무리 찾아도 찾을 수 없고, 시내로 나가서 구석구석 찾아봐도 보이지 않고, 어떻게 해야 하나, 경찰에 신고를 해야 하나(사실 실종신고도 몇 번했었습니다.) 고민하면서 차를 몰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자정이 가까운 시간에 저 멀리서 보이는 이상한 그림자...... 바로 그 친구였습니다. 마치 하나님을 만난 듯 기쁜 맘으로 친구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와서 다독여 재웁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일어나서 내려가 보니 또 집을 나갔을 때, 그 황당함은 말로 표현 할 수가 없을 것입니다.
이렇게 밀알의집 친구들과 많은 시간을 보냈고, 지금은 면면이 바뀐 친구들도 있지만 한 가족처럼 되어 감사한 일상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래도 가끔 그 긴장이 계속되곤 합니다. 잠을 자고 있는데 새벽 1시 넘은 시간에 계단을 오르는 소리가 납니다. 그리고 누군가가 2층의 문을 마구 두드립니다. 늦은 밤에 너무 놀라서 떨리는 마음으로 현관으로 나가서 불을 켜보니 낮 익은 친구의 모습이 보입니다. 혼내기도 전에
야 **아, 깜짝 놀랐잖아! 왜 그러는데? 라고 하니까 그 친구(지적장애인)가 하는 말이
“목사님, 집에 갔다가 왔는데, 목사님이 안계서서 집에 갔다 왔다는 인사를 못해서요.”라는 것이었습니다. 할 말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야 **아 다음부터는 일찍 와서 이야기하고 늦었으면 다음 날 아침에 이야기해라 라고 말해서 내려 보냈습니다. 집에 갔다 왔는데 목사님께 보고(?)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에 시간은 중요한 것이 아니었을 것입니다.
또 한 번은 다른 친구가 밤 10시가 넘어서 집에 올라와서 현관을 두드립니다. 아내가 문을 열어주고 맞이하기도 전에 불쑥 집에 들어옵니다. 그리고 하는 말이 아들 성원이가 어디 있느냐고 다짜고짜 묻습니다. 졸려서 일찍 잔다고 말하니까 그 다음 하는 말이 가관이었습니다.
자기가 입던 바지가 있는데 자기에겐 작게 되서 성원이에게 주려고 가져왔다는 것입니다. 마음이 너무 예쁘지요?
이 친구는 24살이고 우리 성원이는 9살입니다. 결국 그 친구는 자기 바지를 성원이에게 물려주려는 계획을 포기하고 내려갔지만 적어도 그 마음과 행동만큼은 우리 가족에게 짜증이기 보다는 웃음과 푸근함을 주곤 합니다.
하나님께서 이렇게 만나게 해주신 밀알의 집 식구들과 밀알 선교단의 모든 장애 단원들을 사랑합니다. 가정의 달 5월을 맞이하여 행복한 가정되시기를 우리 주님 예수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젊은목사의편지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 하나님이 주신 소중한 추억들 인기글 한덕진목사 08.04.17 5946
139 부모가 부르는 ‘스승의 은혜’ 인기글 관심시작 09.05.18 4592
138 "내가할께요 Movement" 를 꿈꾸며 인기글 관심시작 06.06.22 4449
137 사랑은 언제나 오래참고 인기글 관심시작 07.10.18 4254
136 기부천사 김장훈 인기글 관심시작 08.09.20 3991
135 하나님의 섭리를 회상하면서..... 인기글 한덕진 07.03.27 3863
134 자식을 놓고 먼저 갈 수 있는 이유 인기글 한덕진목사 09.08.11 3829
133 외로우시다면 기억하세요 인기글 관심시작 09.11.19 3818
132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체험하는 방법 인기글 관심시작 06.08.06 3804
게시물 검색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위로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