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목사의편지

07-09-12 23:48

멍절?을 명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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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말이면 한가위 우리민족 최대의 명절입니다. 이번 밀알보에는 무슨 글을 쓸까 고민하면서 키보드로 타이핑을 하다가 잘못해서 오타가 나왔습니다. ‘명절’이라는 단어를 쓰고 싶었는데 키보드를 잘못 눌러 ‘멍절’이라고 타이핑을 하고 말았습니다.
사실 잘못된 글자가 글 속에 들어가 있는 경우에 찾아내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그래서 책을 만드는 출판사들은 작가들에게서 원고를 받아서 10번도 넘게 오타와 맞춤법 검사를 한다고 합니다. 이렇게 오타와 맞춤법 검사만 하는 직업도 있을 정도라고 하니 글을 틀리지 않고 잘 쓴다는 것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닌가봅니다.
나는 문득 받침 하나 틀린 글자 속에서 인생의 진리를 발견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나는 이번 추석을 ‘명절’이라고 말하고 싶었는데 하나님께서 이번 추석이 ‘멍절’인 사람도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해주셨기 때문입니다.
오늘 부쩍 커버린 초등학교 다니는 아들의 옷을 사려고 마트에 다녀왔습니다. 마트에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차를 가지고 들어가기 위해서 많은 시간을 기다려야 했습니다. 아내와의 이야기 속에서 벌써 추석 준비를 하나? 하고 이야기하며 명절이 바로 앞으로 다가왔음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외출을 다녀와서 밀알의집에 잠시 내려가서 간사님과 이야기 하던 중 밀알의집 식구들과함께 저녁을 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내가 해주는 것보다 밀알의 집에서 해주는 음식을 먹고 싶다고 식구들에게 말했습니다. 그리고는 위 층 집에서 몇 가지 반찬을 가지고 내려와서 함께 음식을 나누었습니다. 정말 맛있는 저녁이었습니다.
식사를 하면서 나는 밀알의집 10명 식구들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야 너희들 집에 먹을 것이 넘쳐나는구나. 앞으로 목사님은 밀알의 집에서 살아야겠다.’ 밀알의 집에는 우리 집에서 평소에 먹는 음식들보다 좋은 음식, 좋은 반찬이 많았습니다. 처음 밀알의 집을 시작할 때는 힘들었지만 지금은 과거보다는 좀 넉넉해지고, 혹 봉사자들이 해오는 음식이 있어서 먹는 것에는 좀 여유가 있어졌습니다.
나는 지금도 좋은 시절을 보내는 것 같은 우리 밀알의 집 식구들을 볼 때나 밀알의 장애단원들을 볼 때 여전히 무거운 가슴을 쓸어내립니다. 그들에게는 이번 추석명절 역시 명절이 아닌 ‘멍절’이 될 가능성이 매우 많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장애를 가지고 살아서 ‘가슴에 멍’이 드는 것이 아니라 외로와서 ‘가슴에 멍’이 드는 것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시설에 장애인이 있고 지역사회 안에 장애인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들이 ‘명절’을 보내는지 ‘멍절’을 보내는지 피부로 알아채는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왜냐하면 많은 글자들 속에 묻혀있는 틀린 글자가 있는 것을 사람들이 쉽게 알아보지 못하듯이 많은 사람들 속에 살고 있는 장애인들의 무너지는 마음을 볼 수 있는 사람을 찾기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글자를 잘못 쓴 것을 찾아내는 사람들이 있듯이 ‘멍절’을 보내는 사람들을 찾아내는 사람들이 있어야 하지요. 이번 명절 추석을 우리 밀알의 장애단원들과 이 세상에서 장애라는 것 때문에 가슴에 ‘멍’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하여 사시는 여러분의 따듯한 가슴이 되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밀알은 이 땅의 모든 장애가진 영혼들이 ‘멍절’을 ‘명절’로 살게하는 아름다운 동행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

종 한덕진목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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