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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8-25 15:54

치타 다리 응용한 의족 장착… 1분 만에 '블레이드 러너(blade runner·날처럼 생긴 의족 신은 달리기 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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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세계육상선수권 D-2] 의족 육상선수 피스토리우스 첫 야외훈련… 일상용 의족 신은 채 나타나, 배낭서 '제2의 다리' 꺼내
조선일보 | 대구 | 입력 2011.08.25 13:04 | 네티즌 의견 보기



오스카 피스토리우스(24· 남아공 )가 의족(義足)을 갈아 신는 데는 1분도 걸리지 않았다.

'의족 스프린터' 피스토리우스는 24일 오전 10시 10분쯤 대구 동구 율하동의 선수촌 훈련장을 찾았다.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27일~9월 4일) 참가를 위해 20일 입국한 뒤 처음 실시한 야외 훈련이었다.

그는 일상생활용 의족을 신은 채, 어깨에 커다란 배낭을 메고 나타났다. 외국인 자원봉사자 1명 외에는 동행이 없었다.



↑ [조선일보]오스카 피스토리우스가 24일 대구 선수촌트랙에서 연습하기 위해 의족을 갈아 신고 있다. 일상생활용 의족을 신고 온 그가 배낭에 넣어온‘J자형’경기용 의족으로 갈아신는 데 1분도 걸리지 않았다. /오종찬 기자 ojc1979@chosun.com
피스토리우스는 트랙 안쪽의 잔디밭에 앉자마자 배낭에서 J자 형태의 또 다른 의족을 꺼냈다. 그의 두 번째 다리, '플렉스 풋 치타(Flex-Foot Cheetah)'라고 불리는 육상 단거리 선수용 의족이다. 미국 의 의료보조기 회사 '오서'에서 치타의 뒷다리를 응용해 제작했다.

의족 교체 과정은 짧고 간단했다. 피스토리우스는 앉은 채로 일상용 의족을 벗었다. 생후 11개월 때 절단한 무릎 아래는 전용 양말로 감싸고 있었다. 양말을 고쳐 신은 피스토리우스는 무릎 밑에 '실리콘 쿠션 라이너'를 끼우고 나서 경기용 의족을 꾹 눌러 신었다. 라이너는 경기 중에 다리와 의족이 분리되는 것을 막고, 절단한 다리에 직접적인 충격이 전달되는 것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피스토리우스는 능숙한 손놀림으로 양쪽 의족을 갈아신고서 일어섰다. 의족을 교체하는 데 걸린 시간은 채 1분이 안 됐다. 그는 17세 때 육상에 입문한 뒤로 7년째 거의 매일같이 이 같은 작업을 반복해왔다.

'블레이드 러너(blade runner)'로 변신을 마친 피스토리우스는 스트레칭 없이 곧바로 잔디밭을 뛰기 시작했다. 날(blade)처럼 생긴 두 다리로 땅을 딛는 모습에 다른 선수들도 신기한 듯 피스토리우스를 쳐다봤다. 그와 안면 있는 몇몇 선수들은 반갑게 하이파이브를 청했다.

천천히 조깅하듯 트랙 안쪽을 돌던 그는 취재진 30여명이 몰린 것을 보고 활짝 웃으며 다가왔다. 애초 남아공 대표팀은 '선수단 공식기자회견 전까지 선수 개별 인터뷰는 불허한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피스토리우스는 자원봉사자의 만류를 뿌리치고 짧은 인터뷰에 응했다.

피스토리우스는 "몸 컨디션이 아주 좋다"면서 "날씨도 경기하기 딱 좋다"고 했다. 최근 대구에는 연일 부슬비가 내리면서 초가을에 가까운 서늘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28일부터 예선이 시작되는 400m 경기 전망을 묻자 "처음 출전하는 메이저 대회라서 긴장이 되지만, 결선에 올라갈 자신이 있다"고 했다.

1600m 계주 순서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피스토리우스가 바통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넘어질 경우, 의족 때문에 주변 선수들이 다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기 때문이다. 그가 바통 터치 부담이 적은 첫 번째 주자로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이에 대해 피스토리우스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이 트랙을 달렸지만 사고를 일으킨 적은 없다"면서 "몇 번째 주자로 뛰든 자신 있다"고 했다.

인터뷰를 마친 피스토리우스는 다시 필드로 돌아가 러닝 훈련을 시작했다. 그의 왼쪽 등에는 긴 영어 문장이 새겨져 있었다. '그러므로 나는 달음질하기를 향방 없는 것 같이 아니하고(Therefore I do not run like a man running aimlessly)'라는 문구로 시작하는 신약성경 고린도전서 9장 26~27절이었다. 장애를 극복하고 당당히 일반 선수와 겨루겠다는 그의 단호한 목표 의식이 드러났다.

피스토리우스는 약 50분간 가볍게 몸을 푸는 것으로 첫 야외훈련을 마쳤다. 마지막에는 트랙에서 50m 정도 전력질주를 하기도 했다. 뒤늦게 합류한 코치와 20분 정도 대화를 나눈 피스토리우스는 다시 일상용 의족으로 갈아신고 배낭을 짊어진 채 선수촌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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