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상 원 (본명 김 상 오)
식탁 위에 후추와
구운 소금통을 치웠으므로
채비는 되었다 겨울잠은
누런 풀섶 비집고 배어나오는
연두빛 내음까지이다
따라오는 겨울에게 따라잡혀 잠을 자야 한다면
절기에 한 장 떼어내는 달력을 걸어놓고
이를 가는 버릇을 고치기까지이다
지난 계절 얼려놓고 녹지 않으리라던 슬픔이
잔인하게 녹아내리는
아픔까지이다
얼음장 밑으로 듣는 서늘한 고백
'미움'을 '사랑'이라고 읽기까지이다
풀풀한 푸성귀 가즈런한
아침상으로 차려지기까지이다
# 계간지 '문학나무' 2009. 겨울호 시부문 신인상 수상 등단
# 심리 . 미술치료사
밀알에서 부탁한 시입니다. 이렇게 좋은 글을 써주신 김상호 시인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다음 밀알보에서 볼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