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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9-13 14:54

나를 기억해 주는 아이들

이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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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나무1박 2일 캠프 후기

나를 기억해주는 아이들

한광여고 밀알봉사반 조희경

처음엔 어린이집 캠프 봉사자로 갔었다. 아이들도 정말로 귀엽고 나를 잘 따라주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았다. 그 다음 2주후에 봉사활동이 또 있는데 그 봉사를 할 사람을 구한다고 하셔서 번쩍 손을 들었다. 얼마 되지 않는 2주 동안의 방학 중 1주일을 봉사활동만 하고 놀러가지 못한다는 것은 좀 아쉬웠지만 방학을 봉사라는 뜻 깊은 일로 보낼 수 있다는 것에 기분이 뿌듯하고 이번에 고등학교에 올라와서 유아 특수학과에 들어가고 싶다고 생각해서 캠프 때에 이어서 더욱더 좋은 경험이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9일 월요일부터 아침 일찍 집을 나서서 긴 시간 동안 아이들을 기다리는 것은 정말 지루했었다. 내가 맡았던 반 아이들은 방과후반 아이들이여서 다른 유아반들 보다는 늦게 왔지만 아이들이 하나 둘씩 어린이집에 들어오고 캠프 때 얼굴을 보고 익혀뒀던 아이들과 캠프 때 오지 못해서 처음 보는 아이들까지 너무너무 반가웠다.
처음엔 많이 어색하고 말도 못 걸어 볼 것 같았는데 아이들과 한명한명 눈 마주치고 인사하고 다가가서 말도 걸어보고 장난도 쳐보고 같이 놀아주고 하다 보니 아이들도 서서히 마음을 열고 다가와 주는 것 같아서 못 보면 서운할 것만 같았다.
하루정도 아이들과 친해지다 보니 그 다음날은 우리 반 아이들의 이름은 모두 외울 수 있었다. 우리 반은 총 13명의 아이들이 있는데 아이들이 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큰 아이들이라서 힘도 꽤 세고 반항하는 것도 다른 반 아이들에 비해 많아서 내 말을 잘 들어 주지 않거나 같이 활동을 하려해서 내가 부를 때면 꺼려하는 애들이 있었는데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아이들이 말도 잘 들어주고 잘 따라주어서 그렇게 많이는 힘들지 않았던 것 같다. 내가 아직 학생이라서 아이들과 나이차이도 별로 안 나고 수준도 조금 비슷해서 친구처럼 나를 편하게 대하다 보니 나를 선생님이라는 인식보다는 친구 같고 누나 같은 느낌이 많았던지 나를 누나라고 부르면서 반말을 하는 아이들도 더러 있었지만 그만큼 내가 편하다는 거구나 라는 것을 느끼게 되어서 기분이 나쁘거나 싫지는 않았다.
그 4일 동안 내가 그래도 열심히 노력해서 아이들이 날 쳐다보고 웃어 줬을 때는 꼭 내가 그 어린이집 선생님이 된 것처럼 기분이 좋았다. 또 아이들 중 한명이 선생님 예쁘다면서 나한테 와서 장난도 치고 했던 모습이 계속 생각난다. 그 아이는 다른 친구들에 비해 글도 쓰고 읽을 줄 알고 말도 잘했던 아이인데 내 이름도 기억해 주고 내 이름도 불러주고 써주는데 너무 고맙고 내가 그렇게 잘해준 것도 없지만 날 기억해 주고 나중에 오면 반갑게 맞아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뭔가 기분이 묘하게 좋았던 것 같다.
봉사활동을 하면서 선생님들이 시키신 일들을 하는데 실수하는 것도 몇 번 있었는데 너그럽게 이해해 주시고 넘어가주셔서 죄송하면서도 정말 감사했었다. 그 4일 동안 몇몇 선생님들과는 나름 많이 친해지고 편하게 지냈던 것 같아서 나중에 또 만나게 된다면 더욱 친해 질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했다. 그 4일이라는 시간이 너무나 빨리 훌쩍 지나가버려서 아쉽고 조금만 더 열심히 했었더라면 하고 후회가 되기도 한다. 그렇게 많지 않은 시간 동안 같이 공부도 하고 놀이도 하고 대화도 했던 것이 자꾸 생각나서 헤어진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벌써 또 보고 싶어서 내일이면 다시 친구들을 보러 어린이집에 가야할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앞으로 방학마다 시간이 된다면 없는 시간이라도 쪼개서 봉사시간을 받으려고 억지로 가는 것이 아니라 정말로 아이들과 놀러 다시 한 번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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