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습후기

실습후기
권혁대 : 나사렛대학교


처음으로 하는 실습이기에 많이 걱정도 되었고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다는 것에 설레이기도 했다. 조금 더 솔직히 말하자면 설렘보다는 걱정과 부담감이 컸다. 학교에서 습득한 지식을 갖고 실무에 나와서 적용하는 실습에서 조금 더 공부하지 못하고 준비하지 못 함을 내 스스로가 너무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의 어설픈 지식이 나의 서비스를 받는 CT에게는 고통이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과 나를 통해서 나와 함께 수학하고 있는 학우들에게 대한 잘 못 된 편견이 만들어질 것 같은 기우가 들기도 하였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말 그대로 ‘기우’였다. 너무나 좋은 단원들과 관련지체들이 처음부터 따뜻하고 친절하게 실습을 진행해 주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가장 감사한 것은 부족한 나에게 ‘실습 선생님’이라며 존중해주고 서툰 실수에도 넉넉한 마음으로 이해해주는 밀알의 단원들이다. 교역자 수련회로 인해서 간사님들의 부재 가운데 갈팡질팡하며 당황해 하는 나에게 먼저 다가와서 전반적인 일의 순서와 흐트러질 뻔하였던 규율들을 스스로 지켜가는 모습이 너무도 힘이 되었고 그저 감사할 뿐이었다. 뿐만 아니라 물 조절에 실패서 국물도 없는 라면을 묵묵히 드셔주신 단원들에게 아직도 미안하고 죄송할 뿐이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정말로 맛있는 라면을 다시 대접하고 싶은 마음뿐이다.

실습을 종결하는 날 전도사님께서 하신 말씀이 장애에 대해서 가장 잘 가르쳐주는 이들은 그 어느 누구도 아닌 바로 장애지체들이라고 하셨다. 그 말씀을 들었을 때 수긍하지 않을 수 없었다. 왜냐하면 실습을 통해서 단원들에게 배운 것이 너무나 많았기 때문이다. 그 중 가장 큰 것은 사랑이다. 그 동안 단원들을 돌아보았을 때 너무나도 사랑으로 따뜻했다.

실습 첫날부터 끝날 때까지 날 좋아해주던 ‘선국이’를 비롯해 내가 먼저 가다가기 전에 먼저 다가와서 나에게 마음 열던 지체들, 실습이 힘에 겨워서 짜증을 외면으로 표현하고 때론 잘 못에 대한 강력한 지도에도 언제나 먼저다가와 주었던 지체들이 없었다면 실습하는 동안의 그 어색함과 고통은 행각하기도 싫을 정도이다. 비록 각각의 장애를 갖고 있다고 하더라도 누구를 진심으로 사랑하지 못하는 마음에 장애를 갖고 있는 나 보다는 단원들이 더 따뜻했고 사랑으로 충만했다. 단원들은 자신을 통해서 자신의 장애를 내게 교육한 것뿐만 아니라 그 이상의 것을 나에게 알려주었다. 사실 이 번 실습을 통해서 나는 실무적이고 행정적인 것을 습득하기 보다는 그 외의 것을 많이 배웠다고 할 수 있다.

내가 생각 했던 잘 못된 편견이 무너지기도 했는데 지체들의 자립의지를 너무 과소평가 했던 것이다. 신체가 불편하면 다른 이들이 효율적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를 이용하여 편안함을 추구 할 줄 알았는데 힘들고 어렵더라도 자신이 직접 하기를 원하는 모습은 얼마나 장애에 대해 편견을 가지고 있었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한 달여간의 실습을 마치면서 많은 것을 배웠고, 많은 것에 도전을 받았고, 많은 것에 감사하게 되었다. 앞으로도 ‘내가 먼저 할게요’ 란 밀알의 표어처럼 장애지체들과 섬김의 사역을 위해서 내가 먼저 하야겠다는 생각을 느끼게 하는 좋은 경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