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05-09-30 19:32

아름다운 일본청년

이경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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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장애인독립생활연대’의 총무는 일본 청년 요시다 아쓰시(吉田 篤史·25)씨이다. 서울 용산구 효창동에 있는 이 단체의 열 평 남짓한 사무실에 가면, 머리를 노랗게 물들인 요시다씨를 만날 수 있다. 중증장애인들 스스로 권익보호와 독립생활 실현을 위해 활동하는 이 단체에서 요시다씨는 사회복지사 이외에 유일한 비장애인이다. 그가 이 단체의 살림을 맡는 총무가 된 것은 지난 8월이다. 2003년 10월부터 이 단체에서 성심껏 자원봉사활동을 해온 요시다씨를 15명의 직원들이 ‘추대’하다시피 했다.

26일 사무실을 찾아가자 그는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건물 청소부터, 식사 준비, 설거지까지 궂은 일은 그의 몫이다. 동료들이 모두 중증장애인들이기 때문이다. “우리 단체는 장애인의 문제는 장애인 스스로 앞장서서 해결하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졌어요. 일의 효율성은 다소 떨어질지 몰라도 장애인의 불편함에 대해서 장애인 본인만큼 공감을 하기란 어렵죠.” 그의 한국말은 의외로 유창했다. 그는 조직의 ‘살림’뿐만 아니라 장애인들의 이동권 확보를 위한 캠페인 등을 벌이기 위한 홍보와 교육, 자동차 운전도 맡고 있다. 회계 업무마저 하는 글자 그대로 ‘멀티 플레이어’이다.

그가 공식적으로 일하는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6시까지이다. 그러나 그는 거의 하루 종일 이곳에서 지낸다. 그의 잠자리는 사무실 한쪽에 마련된 간이침대이다. 그는 총무가 된 이후 박봉의 월급을 받지만, 씀씀이가 크지 않아 큰 불편은 없다고 했다.

대학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한 그는 2003년 3월 졸업하자마자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학창 시절 캠퍼스에서 한국 유학생 친구를 사귀면서 한국이 무작정 좋아졌기 때문이다. 반대할 줄 알았던 부모는 “돈보다는 하고 싶은 일을 해라. 그 대신 네가 선택한 일은 목숨 걸고 열심히 해라”고 충고했다고 한다.

연세어학당에서 몇 달간 한국어 공부에만 몰두하던 그는 한 여학생의 소개로 ‘중증장애인독립생활연대’를 알게 됐다. 장애인의 문제는 장애인 스스로 나서서 해결한다는 ‘장애인당사자주의’에 깊이 공감한 그는 장애인의 손발이 되어주는 ‘활동보조인’ 봉사 활동부터 시작했다.

작년 여름엔 3개월 동안 서울 홍익대 근처에 사는 중년의 남자 장애인을 밤 10시부터 아침 8시까지 돌봤다. 가래를 받아주고, 화장실에 데려가고, 이불을 덮어주고, 욕창이 생길세라 몸을 뒤집어 주고…. 그는 밤을 꼬박 새우기 일쑤였다. 작년 10월 독립생활연대에서 정식으로 근무하게 되면서, 그 장애인의 수발들기를 그만두었는데 올해 여름에 기도에 가래가 걸려서 사망했다고 한다. 그는 “누군가가 옆에서 도와 드리기만 했어도 살 수 있었는데…”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짬이 나면 일본어 번역 아르바이트도 하고 한국 대학생들이 만든 ‘일본어 동호회’에 참석해서 새로운 친구들도 사귄다. 그의 휴대폰에 입력된 한국인 친구들은 200명이 넘는다. 여자 친구가 있느냐는 질문엔 “아, 그거 너무 어려운 질문이네요”라며 쑥스럽게 웃었다.

그는 ‘독도’와 ‘역사 교과서’ 문제로 한·일 관계에 냉기류가 흐르고 있어 “한국에 사는 일본인으로서 다소 위축될 때도 있다”고 했다.

한국에서 스스로 ‘만족스럽다’는 생각이 들 때까지 열심히 봉사 활동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 한국의 문화를 알리는 한국어 교사가 되고 싶다고 그는 말했다. “저 같은 사람들이 많아지면 한국과 일본이 진정으로 가까운 나라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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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평]그렇다.
일본은 분명 선진국임에 틀림없다..
이른바 메이지유신이라 하여 선진문물을 우리나라보다 100년이나 빨리 받아드렸던 나라로서 사회복지도 잘 발전한 나라중에 하나이다.
편이시설과 부대시설 등..
그저 부럽기만 하다.
오토다케의 "오체불만족"을 고등학교 때 감명깊게 읽었는데, 저자는 선천적으로 사지가 없이 태었났다.
그러나 저자는 모든일을 스스로 한다.
계단을 오르거나, 글을 쓰거나, 술을 마시거나 말이다.
평안밀알가족님들 진정한 사회복지실천이란 뭐라 생각하나요?
제 생각으로는 클라이언트가 스스로 하게 옆에서 지켜봐주는 거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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