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계의 '큰 별 지다' 장기철 한국지체장애인협회 회장 별세

장애계의‘큰 별 지다’
장기철 한국지체장애인협회 회장 별세

장애계의 큰 별, 장기철(張基哲) 한국지체장애인협회 회장이 9월 6일 숙환으로 64세의 삶을 마감했다.

한국 장애인복지계의 거목이며, 장애인당사자주의의 국내 정착을 위해 선구적인 위치에서 각고면려(刻苦勉勵)하시던 장기철 회장께서 갑작스레 우리 곁을 떠나셨다.

장기철 회장은 30대 초반, 불의의 교통사고로 장애를 입게 됐다. 재기를 위해 동분서주(東奔西走)하던 중, 어느 커피숍에서 구걸하는 거지로 오인한 주인에게 받은 냉대로 인해 장애인에 대한 사회의 편견과 불신의 벽을 깨닫게 됐다. 그는 이 사건을 계기로 자신과 같은 장애인을 위한 일에 평생을 받치게 됐다.

장기철 회장의 가슴에는 “장애인 문제는 장애인 이상의 전문가가 없다”는 철저한 당사자주의가 깊게 각인되어 있었다. 이에 장 회장은 살아생전, 자신의 모든 것을 장애인의 목소리를 하나로 모으고 이를 세력화하는 일에 온전히 희생했다.
한국지체장애인협회를 구성하고 있는 16개 시․도 협회와 234개 지회는 이러한 장 회장의 소신이 이루어낸 가장 소중한 결실이라고 할 수 있다.

그가 한국 장애인복지에 끼친 영향은 실로 폭넓고 다양하다. 항공료 50%할인을 비롯해 장애인복지심의관제도 신설, 장애인편의시설 의무화, 장애인수당 신설 등과 같은 제도개선에 공헌했으며, 장애인의회정치대학을 개설하고 전국적으로 70여명 이상의 장애인 지방선거당선자를 지원해 장애인의 정치세력화에도 앞장섰다.

또한 장기철 회장은 국제적인 장애인 교류에도 관심을 갖고 아․태장애인국제회의에 참석해 당사자주의를 세계적으로 천명하는 한편 환태평양게이트볼 선수권대회와 2002세계장애인 EXPO, 서울국제휠체어마라톤대회 등 국제적인 행사를 개최하기도 했다.
한편 국제협력교류사업의 일환으로 중국 등소평(鄧小平)의 아들인 등푸팡(鄧僕方 ․ 중국장애인연합회 회장)과 일본 에이따 야시로의원 등을 초청해 한국장애인의 위상을 국제사회에 과시하기도 했다.

호탕한 외모와 넉넉한 풍채, 쩌렁쩌렁한 목소리에서 나오는 장기철 회장의 강열한 카리스마는 지난 26년간 380만 지체장애인들을 사로잡았다.
평소 책과 신문을 손에서 놓지 않았던 장 회장은 얼굴에 늘어가는 세월의 흔적에 역행하는 청년의 열정과 혁신적인 사고의 소유자였다.

또한 강인한 신념만큼이나 타고한 강철 체력의 소유자였던 그를 우리는 이렇게 기억하고 있다.
“그는 집념의 사나이입니다. 불편한 몸을 이끌고 의족에 의지해 자신이 꿈꿔왔던 세상을 만들기 위해 매일 사람들을 만났고 지지를 이끌어 냈으며 설득해 나갔습니다. 그가 만난 사람만 해도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이며, 명함을 1년에 몇 십 통씩 새로 주문할 정도로 부지런합니다. 매일 반복된 강연회와 각종 행사에 지금까지 4천회 이상 참석하는 등 엄청난 열정으로 주변을 놀라게 할 정도입니다. -이설수(경북경주시 중부동)분회장-”

장기철 회장에 대한 유명한 일화가 있다. 한번은 지방을 순화하던 중 한적한 시골길에서 차가 고장나 멈춰 섰고 도움 청할 곳 없이 작은 시골길에서 오도 가도 못한 체 하룻밤을 보내야할 상황이었다.
그러나 그는 지역 장애인들과의 약속을 어길 수 없어 추운 겨울날 불편한 몸으로 60리 길을 걷기 시작했다. 어떤 상황과 고난이 있어도 약속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신념 때문이었다.
이튿날 늦게 도착한 그는 마지막 남은 혼신의 힘으로 모든 일정을 마무리하고 결국 쓰러지고 말았다.

장애인과 함께해 온 26년 세월. 그는 전국의 지체장애인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심어주었으며, 그들의 손과 발이 됐다.
장기철 회장은 ‘오로지 장애인복지’를 위해 언제나 변함없이 같은 자리에 있었다. 때론 매서운 비바람이 불고 칼날 같은 눈보라가 휘몰아쳐도 언제나 변함없이 푸르른 소나무처럼.
장기철 회장이 있기에 우리 380만 지체장애인들은 힘들고 지칠 때 넓은 어깨에 기대어 쉴 수 있었고, 의지할 수 있었다.
마지막 순간에도 한국지체장애인협회와 장애인복지를 걱정하고 계획하시는데 한 치의 늦춤도 없었던 지칠 줄 모르는 그분의 열정과 크나큰 업적은 한국 장애인복지계의 커다란 발자취로 남을 것이다.

별 첨 : 1. 동정 보도자료
2. 張 基 哲 회장 학력 및 경력사항



訃 音
장기철 한국지체장애인협회 회장 별세

한국 장애인복지계의 거목,
장기철(張基哲)한국지체장애인협회 회장이
9월 6일 저녁 11시 숙환으로 타계했다.
향년 64세.
故人은 1980년부터 26년간 장애계에
몸 담았으며, 1989년부터 16년간
사단법인 한국지체장애인협회를 이끌어 왔다.
故 張회장은 강한 신념과 지치지 않는 열정으로 척박했던 한국의 장애인복지 토양 위에 선구적 으로 장애인당사자주의의 기치를 내걸었으며, 16개 시․도 협회와 234개 지회로 구성된 국내 최대의 장애인당사자 단체인 한국지체장애인협회 조직 건설에 전 생애를 바쳤다.
국무총리 직속 장애인복지조정위원회 위원, 노동부 장애인고용촉진위원회 위원, 보건복지부 중앙장애인복지대책위원회 위원,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 이사,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한종임(58)씨외 2남 1녀가 있다.
葬禮는 사단법인 한국지체장애인협회葬으로 치러질 예정.
빈소(02-3010-2295)는 서울 아산병원 영안실, 발인은 9월 9일 오전 7시.
屍身은 경기도 양주시 송추 운정 공원묘지에 안치 예정.
장례위원회 사무국(02-796-4280)
□ 학 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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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 ~ ’91 고려대학교 정책대학원 (고위과정) 수료
’91 ~ ’92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국가정책과정) 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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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 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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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 ~ ’73 한진스테인레스공업(주) 대표이사(장애로 퇴사)
’80 ~ ’85 무등복지회 (장애인단체) 창립회장
’85 ~ ’88 전국지체부자유대학생 연합회 고문
’88 ~ ’89 호남교육신문사 이사 역임
’89 ~ 사단법인 한국지체장애인협회 회장
’90 ~ 월간 새보람 발행인
’93 ~ 국민훈장 목련장 수훈
’93 ~ 제2대 한국지체장애인협회 중앙회장
’93 ~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위원-직능대표
’93 ~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 이사, 훈련지원협의회 위원
’94 ~ ’96 노원장애인 야간학교 이사장 역임
’94 ~ 국립재활원 운영자문위원회 위원
’95 ~ 보건복지부 중앙장애인복지대책위원회 위원
’95 ~ 사단법인 한국게이트볼협회 고문
’96 ~ 한국통신 전국고객대표자회의 위원 역임
’96 ~ 과소비추방범국민운동본부 공동대표
’96 ~ 사단법인 한국언론피해구제협회 이사
’96 ~ 국무총리 직속 장애인복지대책위원회 위원
’97 ~ 노동부 장애인고용촉진위원회 위원
’97 ~ 전국시민단체연합(전시련) 상임공동대표
’97 ~ 제3대 한국지체장애인협회 중앙회장
’98 ~ 서울북부장애인종합복지관 이사장
’98 ~ 한국장애인의회정치대학 이사장
’99 ~ 한국일보 점자신문 편집고문
2000. 4 제16대 국회의원 총선거 입후보(자유민주연합 비례대표 11번)
2001. 7. 제4대 사단법인 한국지체장애인협회 중앙회장
2002. 5 문경시장애인종합복지관 이사장
2002. 11 동작구립장애인보호작업시설 이사장
2002. 12 사단법인 한국장애인고용사업장연합회 회장
2003. 11 영천장애인종합복지관 이사장
2004. 1 사단법인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회장
2005. 7 제5대 한국지체장애인협회 중앙회장 피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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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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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의 제 현황과 현실복지를 위한 대책」(논문;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장애인복지발전 5단계론」(복지개발연구원 刊)
「장기철의 세상읽기- 천년을 위한 선택, 그리고...」(도서출판 밝은마음)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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