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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0-21 17:52

발안에서의 하루

이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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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안에서의 하루...
푸른나무어린이집 윤남화 교사

홈스테이란?? 한국말로 그대로 해석해 보면 집에 머무르다?? ^^;; 나와 진아자매가 다녀왔던 가정에서는 홈스테이를 민박이라고 부르셨다.. 우린 하룻밤 민박을 하고 왔다..
우리는 한국밀알복지재단의 이사로 계시는 장로님의 집으로 가게 되었다. 장로님과 사모님이신 권사님은 발안이라는 머나먼~~~~ 동네에 사셨다. 그분들은 홈스테이가 너무 부족해 신청하시게 되었다고 하셨다. 그 덕분에 우린 홈스테이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나는 진아자매에 대해 아직 잘 모르고 서로가 어색해 처음가는 곳에 진아자매가 많이 불편하면 어쩌나 하고 걱정했는데, 걱정과는 달리 날 잘 따라줬고, 처음 보는 장로님과 권사님을 잘 따랐다. 우린 한 시간 넘게 밤길을 달려 집에 도착하였다. 비록 늦게 집에 도착했지만 권사님은 우릴 위해 과일을 내어 주시고 식탁에 앉아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진아자매는 이야기를 하지는 않았지만 권사님의 질문에 한 템포 느리게 ‘네’라는 대답만 하였다. 권사님은 우리에게 이제 쉬라며 방을 내어 주셨는데 화장실도 함께 있는 안방을 내어 주셨다. 자매와 나는 편안하게 씻고 자며 쉴 수 있었다. 우린 함께 씻고, 함께 자면서 진아자매가 어렸을 때 수술하여 손과 다리를 쓰기 힘들다는 이야기와 운동을 계속하면 물리치료와 수술을 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 생일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이야기등.. 서로에 대해 알아가며 이야기를 했다. 그러면서 잠이 들었다. 아침이 되어 권사님은 전에 준비해 두셨던 재료로 정말 맛있는 들깨죽을 만들어 주셨는데, 진아자매는 그것을 먹고 설사를 두 번이나 하고..;; 진아가 좋아하는 음식이 무엇일까 물어보니 김치란다. 그래서 오후에는 백반을 먹었는데, 김치 국물까지 수저로 떠서 너무 잘 먹었다. 우린 집 근처에 있는 공원에서 산책을 했다. 그렇게 시간을 함께 보내고 나니 진아자매는 권사님을 보며 웃기도 하고, 대답만 짧게 하던 그녀가 스스로 말을 시작하기도 하고 길게 말을 하기도 했다. 그렇게 우린 짧은 시간 이였지만 서로에게 너무 귀한 시간들의 끝을 내야 했다. 장로님과 권사님은 오래전부터 시각장애인을 위해 봉사하고 계셨다. 그분들은 우릴 위해 기도해 주셨고, 그 분들이 가지고 있는 것들을 우리에게 나누어 주고 싶다 면서 정말 맛있고 정성어린 음식들과 깨끗한 방 그리고 정말 따뜻한 마음들을 나누어 주셨다. 진아자매는 다시 행사장으로 돌아갈 때는 “우리 가요?”라며 여러번 나에게 되풀이해 물어보았다. 그녀 역시 그 따뜻함을 느낀 것이 분명하였다. 그 분들은 많은 장애인들을 만나 보기도 했고, 오래전에 홈스테이를 한 경험 또한 있었다. 그러한 분들을 자매와 나는 알게 되어 하나님께 감사드리며 함께 기도 했다. 진아자매는 주기도문만 기도 한다고 했지만 역시 알고 있을거라 생각한다. 달라진 밝은 표정에서 진아자매는 나보다 먼저 마음을 느낀 것이라 생각한다. 비록 처음 보는 사람들 이였지만 서로의 나눔들이 이렇게 빨리 서로의 마음을 열게 하였고, 하나님 안에서 서로 사랑한다는 것이 이처럼 따뜻하고 믿을 수 있는 사랑이라는 것을 난 깨달았다. 자매 역시 그럴 것이다. 이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하나님을 알고, 그 사랑을 나누며 살아간다면 지상의 천국이 따로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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