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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10-31 00:14

가장 낮은 곳을 섬기시는 은빛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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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노인복지관의 은빛사랑봉사단원들이 처음 어린이집에 방문했을 때의 기억이 선합니다. 봉사라는 많은 기대를 가지고 오셨을 텐데 처음 우리 아이들을 접하시고 긴장하고 놀라시던 모습이 엊그제 같습니다. 장애아동이라는 설명을 들으셨겠지만, 대화도 되지 않고 단 10초도 집중 되지 않은 친구들과 풍선아트를 하고 장고를 함께 칠 수 있다는 기대는 잠시였고, 너무나 황당한 상황에서 풍선을 풀어도, 장고를 쳐도 기대한 반응을 보이는 아이들이 없었기에 그저 앞으로 어떻게 풀어나가야 하나라고 생각하시던 어르신들의 모습이 선합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어르신들의 걱정이 접수됐습니다. 더 이상 장애아동들을 위해서 봉사하는 것은 힘들다는 것이었습니다. 얼마 후 함께 다과를 나누는 시간이 있어서 어르신들께 왜 그러신지를 여쭈었더니 하시는 말씀이 당신들께서 하시는 봉사가 아이들에게 무슨 효과가 있으신가하는 고민 때문에 하시기가 정말 힘들다는 것이었습니다. 장고를 치고 북을 쳐도 그저 반응도 없는 친구들이 부지기수이고, 좀 한다는 친구들조차 박자를 맞추어 치는 친구들을 발견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아무 것도 주지 못하는 것이 너무 미안하고 부담스럽다는 말씀을 들었을 때, 그저 어르신들께 미안하고 죄송한 마음뿐이었습니다. 진작 설명해 드렸어야 하는 것인데 말씀을 드리지 못해서 오해를 하셨구나.....
사실 우리 어린이집의 아동들은 모두가 장애를 가지고 있어서 선생님들이나 봉사자들의 열심에도 불구하고 별로 반응도 없고 즐거워하지도 않아서 비장애아동을 봉사해본 분들이라면 정말 그렇게 느낄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할머니 할아버지께 우리 친구들은 다른 친구들처럼 금방금방 발전하지는 못하지만,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손끝 사랑을 먹고사는 친구들이라는 것과 무의미하고 그저 반복되는 봉사 같지만 이것이 쌓여가면 어느날 갑자기 아이들이 변화하기 시작한다는 것을 설명해드렸습니다. 그래서 무의미한 것 같지만 장애아동들에게 꾸준하게, 그리고 사랑을 담아서 봉사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자세히 설명해드렸습니다.
이것을 이해한 후에 어르신들께서 자신감을 가지기 시작하셨고, 지금은 우리 어린이집에 없어서는 않되는 아주 귀한 봉사자이자 식구가 되어버리셨습니다.
아마 하나님께서 보내주신 주름살 있는 천사들인가 봅니다.
건강한 아이들에게는 많은 친구가 있고 많은 경험의 장이 있지만, 장애아동들에게는 정말로 정말로 제한된 친구와 경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 어르신들의 봉사는 천금을 주고 바꿀 수도 없을 만큼 값지고 중요한 봉사인 것입니다.
사랑하는 어르신들! 오래 오래 건강하시고 많이 많이 봉사해주세요.
그 사랑, 그 섬김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장애아동전담 푸른나무어린이집 원감 김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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