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06-05-18 17:17

집사님! 어디 계셨어요?

밝은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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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갑자기,
모습을 감추어 버린 한 분이 계셨다.
이사 갔다는 소문을 듣고, 찾아가 보았지만 만나기 힘든 한 분이 계셨다.
바람에 몸을 맡기 듯, 그렇게 바람처럼 나 홀로 외로이, 그러나 그 외로이는 어느 사이
나 홀로 자유로이~로 바뀌어 버린 지 오랜 시간.... 그 오랜 시간이 타인들로 하여금 담이 되었다.

그분을 떠올릴 때마다 마음 한 켠에 무거운 짐이 점점 쌓여만 가고..... 우연히 길거리에서 만나기라도 했으면 하는 소망이 있었다.

또 한 사람이 있었다.
병원이 나의 집입니다! 아니 어느 누가 병원이 내집입니다 라고 큰소리로 뻥뻥 외치며 자신을 자랑하는 이 누가 있을까요? 그러나 병원생활에 젖어 병원이 아니면 소재지를 파악하기 힘든 젊은 사내가 있다.
늘 먼저 소식을 전해주어야만 그 사내의 상황을 알 수 있는..... 그 사내에게 전화가 왔다. “다리 한쪽 없는 아저씨! 나 어디 있는 줄 아는데...?” “어디 계신데요?” “나와 같은 병원에 있어?.” “진짜지? ”
병원으로 향하는 발걸음! 조금은 걱정이 되었다. 혹시 사고라도 나서 병원에 입원해 계신 것은 아닐까? 하는 의문.... 설마 별일이 있겠어?. 라고 마음속으로 답을 하지만....

그 고마운 사내가 아니었다면 어찌 집사님을 만나볼 수 있으랴? 병원 사회사업과 과장님이 가족이냐고 묻는다. 광명에서 행려자로 신고가 돼서 우리병원까지 오게 되었다고.....발에 부종이 생겨 당분간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선생님의 말씀이었다. 깔끔하게 환자복을 입고 계신 집사님 앞에 ‘충성’이라고 인사를 했다. 말끔하신 얼굴, 역겨운 냄새가 아니라 환한 미소로 반기는 집사님을 본 순간, 감사함이.... 속이 뻥 뚫린다. 갚아야 할 빚을 갚은 느낌!

한 두 달 되었을까? 집사님의 딸로부터 집사님의 행방을 묻는 전화가 왔었다고 한다. 따님께 전화가 왔었다고 말씀을 드렸더니 이내 말씀이 없으시다. 살포시 젖어있는 집사님의 눈가. 하나밖에 없는 나의 아버지! 하나밖에 없는 나의 딸! 끊을래야 끊을 수 없는 핏줄이기에..... 나도 모르게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나의 아버지가 생각났다.
죽었다가 살아난 아들을 위해, 잃었다가 다시 얻은 아들의 손에 가락지를 끼우고 살진 송아지를 잡아 잔치하였던 하나님 우리 아버지!

집사님을 다시 만난 기쁨이 이렇게도 큰데....
죽었다가 다시 살아난 사랑하는 자녀를 품은 아버지의 마음은 얼마나 기쁘셨을까?

그렇게 죽었다가 살아난 나이기에..... 정말 값진 생명, 값진 삶을 살아야지...


img44.gif김주희: 가슴이 찡하네요...ㅠ.ㅠ [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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