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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4-05 00:22

*할미꽃 중년*

최봉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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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나를 알기도 전에 세상을 먼저 알아야 했던가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거짓인지
때로 세상은 내게 엉터리였다
내가 세상과 주고 받았던 많은 일들은 매운 바람의 덫에 걸려
꽃으로 피고 싶었던 삶의 가지마다 시시때때로 매섭게 불어 왔지만
그로 인하여 내가 운것은 단지 세끼를 얻고자 함이 아니고
떳떳한 나의 존재와 그 가치 때문이었는데 이렇게라도 설 수 있는 것은
엉터리 같은 세상에서도 엉터리로 살고싶지 않은 아직도 남아있는
한조각 순수 일 것이며 아름답기만을 소망한 여정이 진실이 비추는
길을 따라 걷고 싶었기 때문이다

2
알아도 알아도 알 수 없는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
심지어 나 자신마져도 속일 수 밖에 그렇지 안았더라면
내게 얼마나 더 큰 아픔이 주어 졌을까
누구나 한번쯤 자신을 속여보지 않은 사람있더냐고
번번이 세상은 내게 비굴을 요구했다 삶의 집을 짓기 위해서
억척스럽게 하루를 살아내도 많은 것이 부족했고 그래서 많은것이
필요하다고 여겼지만 그 또한 허락되지 않은 몫이었을까
새는 날개를 접으며 휘파람 소리를 내며 울고 있었는데 그것은 더이상
자신을 속여가며 얻고싶지 않았던 가치앞에 내 자존을 위한
뜨거운 몸부림이었으리라

3
묻지를 마라 내게도 낭만은 있다 못잊어 슬픈 연인도 있다
얼음처럼 녹아내리는 연인의 체온에 몸을 적시며 차가운 대지위에
스러져 누워도 너 하나만으로 따뜻할 수 있는 기억 모든것이 꿈만 같은
지금에도 꿈처럼 너는 내 안에서 살아 하늘아래 같은 바람을 맞으며
땅위에 같은 흙을 밟고 살아도 두번다시 만날 수 없는 인연이라면
그것이 너와나의 전부라면 더는 울지 않으리
네 눈물을 알면서도 그 눈물마져 닦아줄 수 없을때 네안에 내가 있다면
내가슴을 열어보라 끈적이며 돋아난 진액의 덩어리는
너를 다 갖지못해 굳어버린 아픔의 흔적이다

4
풀잎같은 손끝으로 기타를 치던 한때 팝송을 즐겨 부르던 풀밭에서
처음 술을 배우고 담배를 배우던 날 그 처음날의 벗들아
벌써 떠나간 벗들도 있더란 말이냐 젊은 바다에 누워 하늘을 바라보며
흰구름을 타보고 싶다던 꿈을따라 일치감치 길을 떠난 것이더냐
세상을 알기도 전에 알아버린 우정이 왜 이렇게 가슴아플일인가
무일푼인 모습으로도 네 앞에서는 가득한 행복으로 채워졌고
너와 함께있으면 시름은 바람처럼 사라져 갔는데 어둔 흙속에
널 묻어두고 도무지 믿을 수 없어 하얗게 목이 쉬도록 불러보는 이름
듣고보니 내가 널 부른다 다시 살아서 돌아와 우리 아직은 아니잖아

5
저녁이 별을 안고 내릴때면 꿈을 따던 사람들은 어둠속으로 사라져
저마다 화려한 불빛으로 켜지는데
뒷주머니에 손을 꽂고 찾아 간 그곳에는 인생의 잔을 기울이며
사람의 노래를 부르는 몇몇이 그래도 남아 있더란 말이다
세월의 잔위로 내려앉은 삷의 무게가 둥글게 둥글게 퍼지는 파장으로
먹을만큼 먹은 나이로 차 오르는데 갑자기 가슴에서 파도가 치는데
삶의 바다가 되어 출렁이는 그 잔에는 외기러기 처럼 작은 돛단배가
떠가는데 어둠을 헤치고 환히 비추는 등대는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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