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목사의편지

18-10-05 00:00

어머니 장애도 품는 것입니다.

한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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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어떤 부모님 또는 보호자를 만나느냐에 따라서 많은 영향을 받곤한다. 많은 경우 어린아이들의 인생은 부모의 영향을  통해서 성장해간다. 그러다가 어느정도 일정한 나이가 되면 자기 스스로 독립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된다. 하지만 태어나서 부터 죽을 때까지 부모님의 영향권에서 벗어나기 힘든 사람들도 많이 있다. 이 중 대표적인 사람들이 장애인들이다. 특별히 자기 스스로 무엇인가를 판단하거나 계발할 수 없는 지적장애인이나 자폐성 장애인과 같은 분들은 더욱 강한 영향을 받는다.
얼마 전 아내로 부터 장애인보호작업장에 취업에 대한 문의가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런데 상담의 내용이 참 맘을 아프게 하는 것이었다. 내용인 즉은 자신이 아는 어떤 분의 아들이 장애인으로 등록하지는 않았는데 일반 대학을 졸업했다고 한다. 그런데 막상 취업할 곳을 찾아보니 취업할 곳이 없어서 결국은 장애인 일터에서 일하고 싶다고 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이 친구가 성인이 되었고, 또 외적으로 볼 때 장애를 가진 것이 확연하게 들어남에도 불구하고 부모님은 여전히 자녀의 장애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장애인으로 등록하지 않았고 아이를 일반학교를 거쳐서 일반대학에 다니게 했고-누구를 탓 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신기하게도 이런 친구들이 학점을 받아서 졸업을 한다.-전문학사가 되게 했다.
이력서는 누가봐도 비장애인이지만 실제로는 장애를 가졌다는 것은 누구나 알 수 있다. 그런데 단 한 사람 모르는 분이 있는데 바로 이 친구의 부모님이다.  아들의 장애를 인정하지 않고 성인이되도록 그렇게 키워온 부모의 마음은 어떨까 싶다. 하지만 장애를 인정하지 않는 부모님 덕분에 이 친구는 자신이 누려야하는 행복한 삶을 빼앗겨 버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감출  수 없었다.
일반적으로 장애인의 재활의 가장 중요한 출발점은 장애에 대한 인정이다. 그런데 이런 문제는 장애인 당사자에 대한 문제만이 아니다. 연령이 어릴수록 부모의 인정이 가장 중요하다. 그런데 젊은 부모일 수록 자녀의 장애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너무나도 절박하다. 나의 아이가 평생 장애인으로 살아야한다는 두려움 때문일까? 아니면 내가 장애를 가진 자녀와 살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 없는 것일까? 아마도 이 두 가지 생각을 모두 가진 부모님들도 적지 않은 것 같다.
장애를 가진 아이에게 부모님은 너무나도 중요하다. 그런데 일반아동들의 경우에도 자녀를 어떻게 양육해야할지를 몰라서 고민하는 부모가 많은 것처럼 장애아동의 부모 역시 자녀를 어떻게 양육해야할지 몰라서 고민하는 경우가 아주 많이 있다. 사실 장애의 가능성을 가진 자녀를 둔 부모님들에게 이 글을 통해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자녀에게 장애의 가능성이 보이면 아이의 장애를 인정할 준비를 하라고 하는 것이다.
만약 자녀에게 장애의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고 어렵사리 말해주는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선생님이 있다면 기분나빠서 그만두거나, 장애를 인정하지 않고 치료에 집중하고, 일반아이들 속에서 표시나지 않게 숨겨서 지내기만 한다면 장애를 가진 아이는 미래의 가능성과 행복을 부모라는 이름을 가진 분들에게 빼앗길지도 모른다. 물론 부모님 역시 장애를 가진 자녀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은 댓가를 평생치뤄야 하는 어려움을 겪을 것이 분명하다.
나는 이 글을 쓰면서 장애를 가진 이들과 부모님들을 돕는 가장 중요한 것이 ‘수용’이라는 것을 말하고 싶다. 장애를 가진 자녀를 둔 부모님을 위한 최초의, 그리고 최선의 봉사가 있다면 부모가 장애를 가진 자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인정과 수용’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일 것이다. 그래서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장애와 싸워서 이기는 새로운 인생을 살 수 있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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