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목사의편지

17-08-25 09:57

장애를 가진 9분에게 베푼 침례의 의미

한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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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achment
첨부파일 DATE : 2017-08-25 09:5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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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20일 장애를 가진 지체들이 상당수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 사랑하는교회에서 장애를 가진 성도 9명에게 침례를 베풀어서 장애를 가진 가족들을 정식으로 교회의 멤버로 받아들였다. 이 번에 침례를 받은 성도 중에는 지역의 다른 한 교회의 장로님의 아들도 있다. 이 형제는 지체장애와 지적장애가 심해서 아버지가 교회의 장로임에도 불구하고 아버지가 다니는 교회를 나가지 못했다.

그러던 중 지역의 장애인복지관의 사회복지사가 내가 섬기던 교회를 수소문해서 찾아와 우리교회에 나오게 됐다. 물론 다른 교회를 시도해봤지만 그가 가진 장애에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몰라 부담스러워서 그를 받아줄 수 없었다고 한다. 그리고 얼마 전 우리교회의 장애인 담당 사역자가 이 형제의 구원의 확신을 점검하고, 침례를 베풀어도 된다는 의견을 내었고, 나는 그것이 가능하다고 믿었다.

이 내용을 부모님에게 알렸는데 어머니로부터 의외의 반응이 나왔다고 한다. 의외의 반응이란 다른 것이 아니라 어머니가 자신의 아들이 침례를 받는다는 사실에 너무나도 감격해서 눈물을 흘리더라는 것이었다. 사실 사람들 앞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주님으로 고백하는 이런 의식에 참여하는 것 차제로도 눈물을 흘릴만한 일이다. 실제로 많은 분들은 이 의식에 참여하면서 눈물을 흘리곤 한다. 하지만 이 어머니가 흘린 눈물은 성격이 좀 다르다. 왜냐하면 이 눈물이 가지는 의미는, 다른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교회에 나가기만 해도 세례나 침례를 받으라고 권하고 쉽게 주는데, 자신의 아들은 40살이 다 되되록 이런 생각조차 할 수 없었던 심한 장애인이었기 때문이다. 남들에게는 너무나 당연한 그것이 장애를 가진 아들에게는 너무나도 특별한 것이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교회에서 성도가 침례나 세례를 받는 것은 개인이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살겠다는 믿음을 사람들 앞에서 고백하는 것과 동시에 교회 공동체의 정식 멤버가 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교회가 사회의 중심이 되었던 중세시대에는 세례나 침례가 자신들이 속한 교회뿐만 아니라 국가 공동체의 시민의 자격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중요한 의식이 되기도 하였다. 이런 의미에서 장애를 가진 성도들이 침례를 받은 것은 무척이나 중요한 일이다. 이들은 이를 통하여 교회에서 다른 사람들과 동일한 회원으로서의 자격을 얻게 될 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에게서 자기 스스로 예수님을 믿을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것으로 인정받게 된다.

침례의 일차적인 의미는 예수 그리스도를 자신의 삶의 구주로 따르겠다는 결심과 신앙의 고백이다. 그래서 비록 장애를 가졌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고백을 확인할 수 없으면 침례를 주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동안 장애를 가진 많은 사람들이 침례 혹은 세례를 받아온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많은 경우에 지적인 장애를 가지거나 자폐적인 장애를 가진 성도들은 이러한 의식에 참여하기가 쉽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배경에는 장애인은 신앙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고 올바른 신앙의 고백을 할 수 없을 것이라는 선입견이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장애를 가지고 있는 성도들의 경우 그 믿음의 깊이가 깊지 않을 수는 있을지라도 믿음의 신실함은 다른 성도들에 비해서 뒤지지 않는 경우도 많이 있다.

이렇듯 장애인들이 받은 침례는 그 자체로 참 의미가 있는 것이다. 주님은 자신의 하늘나라 잔치에 장애인들이 참여할 것을 보여주셨고, 자신의 삶의 많는 부분을 장애를 가진 사람들과 함께 하는데 사용하셨으며, 심지어 자신이 메시야임을 증명하는 가장 중요한 증거가 시각장애인을 눈뜨게 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하나님의 나라에서는 장애를 가진 사람도 차별을 받지 않고 동일하게 그 나라의 백성으로 존재한다. 그런데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가시적인 이 세상의 교회에서는 장애인들이 멤버로 인정받을 수 없다면 참으로 역설적인 믿음이 기독교 신앙이 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장애인들이 교회의 멤버로 들어와서 하나님의 나라에 소망을 두고 또 참여할 장애인들의 이야기를 통하여 오늘 날 교회 안에 하나님의 사랑이 더욱더 깊은 모습으로 자리잡아나가기를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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