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목사의편지

17-07-21 14:26

함께 어우러져 살기 좋은 세상

한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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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들의 일터가 갈 곳을 잃고 갈 곳을 찾을 때에 있었던 일이다.

장애인복지시설이 동네에 들어선다면 두 손을 들고 반대하는 주민들 때문에 여러 가지로 어려움을 당한 일들이 많은 차에 평안밀알이 신대리에 자리를 잡아야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나는 동네 사람들을 어떻게 설득해야만 장애인복지시설이 들어서는 것을 반대하지 않을까 하는 고민과 기도를 하게 됐다. 시내의 임대 건물에서 주민들의 민원 때문에 더 이상 임대를 할 수 없이 밀려나게 된 것도 억울하지만 새로운 곳에 터전을 잡기는 더욱 어려운 일이 분명했기 때문이었다.

고민하며 기도하던 중에 장애를 가진 가족들을 동네 이장님댁에 데리고 가서 인사를 드리면 어떨까하는 맘이 생겼다. 그래서 우리 가족들 중에서 가장 잘생기고 호감 가게 생긴 두 사람을 데리고 이장님을 찾아가 인사를 드렸다. 참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우리 식구들이 너무 호감 있게 생겨서 그런지 이장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우리 동네에는 장애인들이 들어오는 것을 환영합니다. 장애인이고 아니고가 뭐 있어요. 다 같은 것이지라고 말이다.

정말 감사하게도 이렇게 장애인을 위한 복지시설이 건축됐다. 그리고 황금과 같이 달콤한 시간이 흘렀다. 그런데 이렇게 행복한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서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문제가 생긴 것은 다른 것이 아니다. 우리 가족들 중에 판단력이 좀 떨어지거나 절제가 되지 않는 친구들이 동네에 있는 가정집들에 신도 벗지 않은 채 무작위로 들어가서 부엌에서 자신들이 먹고 싶은 것들을 허락도 없이 꺼내 먹는 사고들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동네에서 홀로 사시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놀래서 밀알의 찾아와 불편을 호소하기 시작했다. 어르신들은 우리 가족들이 장애인들이라는 것을 이해하지만 그래도 두려움이 있으시다고 말씀하셨다. 그러던 차에 이번 복날 즈음에 동네 어르신들과 우리 가족들이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드리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오늘 중복을 앞두고 동네의 어르신들을 우리 식당으로 초대해서 삼계탕을 대접해 드렸다.

함께 음식을 나누고, 우리 가족들과의 인사를 나누는 시간을 가지면서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그 중에 가장 많은 칭찬은 우리 가족들이 지나면서 인사를 명랑하게 잘한다는 것이었다. 참 감사한 말씀이었다. 이렇게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우리 아이들이 주택에 들어가서 함부로 음식을 꺼내 먹게 된 것에 대해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렸다. 우리 가족들을 알기 때문에 그렇게 큰 문제는 아니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오히려 위로를 해주신다.

나는 이번 기회를 통해서 오랜 시간을 동네 가운데 살면서 어르신들과 함께한 시간이 많지 않음을 죄송하게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혼자서 가지는 죄송한 마음보다 지역 사회 안에서 서로에게 소통을 할 기회를 더 많이 가져야 할 필요가 있구나 하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맘씨 좋은 70살 이장님, 그리고 동네 큰 언니 86세 어머님을 만나서 삼계탕을 먹으며 나누는 이야기들 속에서 우리가 어떻게 하나님이 만드신 세상에서 장애인과 지역주민들이 재미있게 어울어져 살 수 있을까하는 질문에 힌트를 얻게 되는 참 감사한 날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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